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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야기4-지중해식 식사와 견과류 섭취 당뇨 예방 효과
작성일 2014.05.07
조회수 1,019

당뇨병이야기 4
지중해식 식사와 견과류 섭취 당뇨 예방 효과


친했던 친구를 우연히 만나면 할 말이 많을 것 같지만 그간 어떤 인생의 굴곡을 지나서 살아왔는지도 모르고 또 공통의 화제도 없어서 서먹하게 인사말만 나누다가 헤어지게 된다. 하지만 헤어지면서 꼭 하는 얘기가 있는 데 “담에 밥 한번 먹자.” “그래 내가 연락할게.” 이렇게 헤어지게 된다. 이만큼 먹는다는 행위가 우리 삶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또 먹는 즐거움이야말로 바로 행복이 아닌가 싶다. 애들이 예쁘면 항상 하는 얘기도 “아빠가 맛있는 거 사줄게.” 이 말 아니던가? 당뇨병은 여러 가지 의미로 안 좋은 병이고 조절이 안 될 경우 무섭고도 징그러운 합병증을 동반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을 두려워하는 진짜 이유는 먹고 싶은 것을 참아야 되고 마음껏 먹지 못한다는 두려움이 아닐까?


현대에 접어들면서 당뇨병 환자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입에는 달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각종 가공식품의 등장으로 인한 비만의 증가가 큰 원인일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 환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대부분의 당뇨병 환자들이 고탄수화물 음식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당뇨병 환자 중에 빵이나 국수, 과자를 싫어하는 환자는 술 좋아하는 환자 빼고는 거의 없다. 야채, 생선, 해초, 견과류 등을 좋아하는 당뇨병 환자들은 거의 없다. 가끔 밥 위주의 식사, 그러니깐 국과 김치나 젓갈만 가지고 밥을 먹고 대부분의 칼로리를 밥으로 섭취하는 분들도 있는데, 환자 본인은 소식이 건강에 좋다고 생각하고 있을 지도 모르고, 쌀 소비 증진 측면이나 쌀 생산 농민들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겠으나 이 역시 영양의 균형이 깨져서 양질의 단백질이나 비타민 등을 공급받지 못하고 단순히 탄수화물 과잉섭취로 가는 것으로 건강한 식사라고 할 수 없고 당뇨병의 발병원인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럼 당뇨병이나 그 외 성인병을 예방하는 식사에는 뭐가 있을까? 비교적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 지중해식 식사와 견과류 섭취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중해식 식사란 올리브기름, 과일, 견과류, 야채 그리고 시리얼을 많이 먹고, 닭이나 오리 등의 가금류나 생선을 적당히 섭취하며, 치즈 등의 유제품이나 가공된 고기와 사탕 등의 단 음식 그리고 붉은 생선을 적게 먹는 식사를 말하며 식사와 같이 약간의 포도주를 곁들이는 식사를 말한다. 남부 이태리, 그리스, 스페인 등의 지중해 연안 국가들은 일년 내내 따뜻하고 살기가 좋다. 과일도 잘 자랄 뿐 아니라 땅도 비옥하고 바다도 가까워서 여러 종류의 음식 재료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가 참기름을 쓰듯이 올리브 기름을 쓰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있다. 프랑스 남부나 스페인은 유럽의 다른 지역보다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율이 낮고 수명이 길다. 스페인 사람들은 대가족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점심시간이 보통 두 시간 정도 되고 두 시간 동안 웃고 떠들면서 과일이나 생선을 와인에 곁들여 먹는다. “바쁘다 바빠”를 외치면서 고기기름국물에 밥을 말아서 만든 설렁탕이나 곰탕을 입안에 밀어 넣고 입안에 음식이 식도로 다 넘어가기도 전에 일어서는 우리나라 사람들로써는 부러운 식습관이 아닐 수 없다. 2010년 유네스코는 지중해식 식사를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지중해식 식사의 본고장인 스페인에서는 점점 핵가족화되고 미국식 패스트문화가 보급되면서 지중해식 식사가 사라져간다고 하니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다.


작년 유명 학술잡지인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논문이 있다. 지중해식 식사와 일반 식사를 비교해 본 연구로 스페인에서 진행되었으며 식사 내용을 제외한 식사 습관 등은 같은 나라에서 비슷하게 양군을 나누어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7,447명을 대상으로 4.8년간 진행된 연구에서 양 군간에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의 발생이 대략 20% 정도 차이가 났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지중해식 식사가 건강에 좋은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이 논문은 발표하고 있다.


견과류는 여러 영양분이 많이 들어있는 고영양 식품으로 불포화 지방산, 섬유소,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고 여러 항산화효소들이 들어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활성 산소 등에 유익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된다. 역시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올해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기존의 견과류 복용의 효과를 시험한 중요한 임상연구인 Nurse’s Health Study와 Health Professional Follow-up Study를 종합해 분석한 결과 견과류를 매일 복용할 경우 복용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사망률이 20%나 감소하는 결과를 확인하였고 비만이나 당뇨병 등에도 예방효과가 있었으며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많이 먹더라도 이로 인한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약간은 상쇄시켜주는 것을 확인하였다.

<오정헌∙내분비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