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인간의 건강에 크게 공헌…아동기 접종 필수
1. 어린이 예방접종
현대 의학에 있어, 인류의 수명을 연장하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끌어올린 여러 가지 발견 중에서, 백신은 대량의 사망을 막고, 영아 사망을 획기적으로 줄인, 가장 비용 효과적인 수단이다. 최근에는 홍역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등 어줍지 않은 소문들로 백신을 거부하여 영국이나 미국 같은 나라에서도 홍역이 지역적으로 발생하는 등, 백신에 대한 반대 이론들도 나타나곤 하지만, 어린이들의 예방 백신이야말로, 인류 건강 증진의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기에, 세계보건기구(WHO)나 세계 최대의 기부 단체인 빌 앤 멜린다 재단의 가장 중요한 사업은 어린이 백신 접종일 수밖에 없다.
마마 혹은 천연두라고 알려진, 두창의 경우 이미 지구상에서 박멸되었고, 소아마비 같이 평생의 장애 후유증을 남기는 질환 등도 현격히 줄어드는 등 백신은 접종을 통해 예방 가능한 질환으로 인해 초래되는 불필요한 고통으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증명하였기 때문에, 각 국가들은 예방접종을 공중보건정책에 있어 최우선 순위로 삼아, 일정 수준의 예방 접종률을 유지하기 위해 강제성을 가지고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세계적인 천연두, 변형된 조류 인플루엔자 같은 생물학적 무기로의 변환이 가능한 생물 테러적 위협에 대한 예방을 위해서도, 백신의 비축, 확보 등이 국가 안보의 측면에서까지 다뤄지는 수준이 되었다.
이런 사회적 배경이 있어, 우리나라에서도 어린이 국가 예방접종 지원사업은 국가적으로 국가예방접종 지원백신의 예방접종비용 전액을 지원하여 국가 전체의 예방 접종률을 향상시켜 감염병을 예방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어린이 국가예방접종 지원사업」을 통해 만 12세 이하 어린이(2017년의 경우 2004년 이후 출생자)들은 감염병 예방을 위해 꼭 필요한 예방접종 서비스를 가까운 병, 의원에서도 비용 부담 없이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전국 보건소 및 가까운 지정의료기관에서 실시하여 모든 데이터들은 각 개인의 예방접종 자료로 남아 질병관리본부 내의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서 개인들이 언제든 찾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예서 시행되고 있는 16종의 국가 예방접종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면 왜 이제는 더 이상 유행하지 않는 병들에 대한 예방접종이 필요한 것일까, 이는 군집 면역이라는 개념이 백신에 가장 기본적인 틀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두창이나 홍역과 같은 전염병이 큰 두려움의 대상이었지만 백신이 개발되고 시행되면서 전염병 환자 발생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나, 이러한 전염병들은 사회 구성원들이 그 질환에 대한 면역력이 전체적으로 있다는 것, 즉 군집으로서의 면역이 획득되었을 때만 전염병으로 재유행하지 않기 때문에 현재 전염병이 줄어들었다고 예방접종을 하지 않으면 절대 안 되는 것이다.
이러한 군집면역 실패의 대표적 예가 백신 거부에 의한 영국에서의 홍역 유행의 대유행이다. 영국의 경우 홍역백신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다는 논문 발표 이후 예방접종을 꺼리는 현상이 생겨 군집면역이 떨어져 2013년 3월 첫 홍역환자가 발생한 이후 77명이 입원 치료를 받았고 4월 이후 웨일스 스완지 일대에서만 홍역환자가 43명이 추가로 발생해 전체 발병자가 808명으로 늘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홍역 접종률이 99%에 이르러, 100만명당 홍역은 1명 이하로,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홍역 퇴치국가라는 명예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것들을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어린이 예방접종은 잘 되고 있는 편이며, 어줍지 않은 소문에 의한 백신 부작용 등을 이유로 예방접종을 거부하는 부모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계도가 더욱 필요하다.
어린이 예방접종을 시행할 때는 또 하나 주의하여야 할 것이 있는데, 이는 예방접종이 단지 2세 미만의 영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MMR 같은 접종의 경우 특히나 전염병에 대한 방어면역이 약해지고 단체생활을 시작하는 4세 이상 아동기 무렵에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다. 영아시절에는 접종을 잘하다가도, 활동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시기의 추가예방접종을 소홀히 하여, 정작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인 4-7세 시기에 전염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기도 한다. 이러한 추가 접종을 좀 더 정책적으로 잘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취학 전 아동의 경우 예방접종 기록을 확인하고, 학교에 제출하게 함으로써 학생본인은 물론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에게도 본의 아니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을 사전에 예방하려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접종 내역은 예전과 달리 이제 학교에서 교육정보시스템(NEIS)를 통해 입학 아동의 ‘예방접종 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이 완료되고 전산등록이 된 경우, 보호자가 별도로 <예방접종 증명서>를 제출할 필요가 없으며, 따라서 어린이의 입학 전, 보호자가 해야 할 일은 4종 예방접종이 모두 전산등록 되어있는지 확인하여야 하며,
확인이 가능한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 예방접종도우미 사이트 (https://nip.cdc.go.kr)
○ 모바일 '예방접종도우미' 어플
○ 민원24 사이트 (http://www.minwon.go.kr)
또한 취학아동을 대상으로 확인사업을 진행하는 4종 예방접종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 DTaP: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 예방, 5차 접종 필요
○ 폴리오: 소아마비 예방, 4차 접종 필요
○ MMR: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예방, 2차 접종 필요
○ 일본뇌염: 일본뇌염 예방, 불활성화 백신 4차 또는 약독화 생백신 2차 접종 필요
4종의 예방접종을 완료하지 않으신 분들은 어린이가 입학 전까지 접종을 완료하여야 하며, 전국 1만여 지정의료기관 및 보건소에서 주소지 관계없이 무료접종이 가능하므로, 접종이 되지 않았다면 빨리 접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국가 어린이 예방접종에 관한 질문이 있을시, 전국 보건소 및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043-719-6848~6850), 보건복지부 콜센터(129)로 문의해 보자. <전윤희․감염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