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와 사전 상담 통해 최적화된 검진 필요
건강검진 어떻게 받을까요(1)
무슨 질병이 되었든지 ‘조기(早期)에 발견해서 치료할수록 효과가 좋다’는 사실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바로 이점에서 건강검진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드러나게 됩니다. 몸이 아플 때 병원을 방문하는 것과는 달리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건강검진은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마구잡이 식‘으로 검진을 받는 것은 그리 지혜로운 일이 아닙니다. 나에게 꼭 맞는 검진을 언제 그리고 어떻게 받아야 하는 것인지 잘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입니다. 경제용어로 표현하자면 ’비용 대비 효과‘가 우수한 검진을 받는 것입니다.
아는 것이 곧 힘입니다. 건강 검진을 잘 받는 요령에 대해 지금부터 몇 가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좋은 생활습관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럼 건강검진은 얼마에 한 번씩 받는 것이 좋을까요? 미국의학협회에서는 30대는 3년에 한번, 40대는 2년에 한번, 50대 이후엔 매년 한 번씩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권고안을 연령에 따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가족력과 과거력을 비롯한 여러 가지 위험 요인(음주, 흡연, 운동부족, 비만, 스트레스)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검사 주기를 단축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건강검진을 받은 후 나타나는 결과에 따라서 해당 검사에 대한 추적검사의 주기가 달라집니다.
2. 건강검진 항목은 사람에 따라 달라집니다.
건강검진의 주기와 함께 검진의 항목을 잘 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위 ‘패키지’ 건강검진은 다양한 조건을 가진 사람이 똑같은 검사를 받는 것이기에 ‘묻지마’식의 검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패키지’ 검진은 추천할 만한 형태의 검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질병 위험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질병의 가족력, 생활습관(흡연, 음주)과 건강 위험요인 등을 감안해서 검진 항목을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연령별, 성별 특성을 함께 고려해서 검진항목을 선택하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검진을 담당하는 의사와 사전 상담을 받게 된다면 개인에게 맞는 검진 항목을 안내 받을 수 있으므로 본인에게 최적화된 검진을 설계 받을 수 있겠습니다.
1) 성별에 따른 검진 항목의 차이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남자의 경우 위/대장암, 폐암, 간암, 전립선암, 갑상선암 순으로 암이 발생하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검사 항목(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흉부 CT, 대장 내시경)의 선택이 필요합니다. 위암 발병률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가량 많으며, 방광암은 남성이 여성보다 3~4배 더 발생하므로 40세 이상의 경우 위 내시경 검사와 함께 대장 내시경 검사를 추가하고, 60세 이상의 경우에는 방광암, 전립선암 검사를 포함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성의 경우 갑상선암, 유방암, 위/대장암, 폐암, 간암, 자궁경부암 순으로 암이 발생하기 때문에 기본 검진에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와 유방 촬영술(유방 초음파)이 추가되어야 합니다. 갑상선암은 여성이 남성보다 3배가량 많이 나타나므로 갑상선 초음파 검사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골다공증은 칼슘 소비량이 많거나(임신, 수유) 음식을 통한 섭취가 적은 경우(다이어트), 운동 부족으로 근육이 발달하지 않은 여성과 폐경 후에 잘 발생하므로 40세 이후에는 골밀도 검사를 추가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물론 요즘에는 골다공증의 발생 연령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에는 40세 이전에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연령에 따른 검진 항목을 안내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없다면 30대에는 기본 검진만 받아도 됩니다. 다만 젊은 유방암 환자가 많은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자면 35세부터 1~2년에 한 번씩 유방 촬영과 함께 유방 초음파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40대부터는 위암과 대장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위내시경과 대장내시경을 추가해야 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난소암, 자궁근종 등을 살피기 위해 1~2년에 한 번씩 부인과 초음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50대가 넘으면 심혈관과 뇌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집니다. 가족력과 개인력(고혈압, 당뇨병)의 유무에 따라 CT나 MRI를 포함한 정밀검진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담낭암의 경우 발병자의 90% 이상이 50세 이상이므로 담낭 검사를 위한 복부 초음파(복부 CT) 검사는 받아보는 것이 좋겠지요. 노화로 인한 백내장이나 녹내장에 대한 검사(안압 측정, 안저 촬영) 역시도 점검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와 같이 개인 상황(나이, 성별, 질병의 유무, 가족력, 생활습관, 증상)에 따라 건강검진의 시기와 항목이 달라지므로 되도록 건강검진을 받기 전에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번호에서는 얼마에 한번 씩 검진을 받을 것인가와 검진 항목의 선택에 대한 일반적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음호에서는 건강검진 시에 고려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동렬․건강증진센터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