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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늑골골절의 문제
작성일 2019.10.29
조회수 5,052

평소 숨이 찬 사람에게 발생하면 치명타 초래

흔한 늑골골절의 문제 

 

 

 

흉부외과 의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외상환자는 흉부 타박상과 늑골골절 환자이다. 흉부외상환자의 40% 내외에서 늑골골절을 발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늑골은 좌우 대칭으로 12개씩 있으며 척추와 흉골과 함께 술통처럼 흉곽을 형성하여 안으로 심장, 폐, 우리 몸에서 가장 큰 대혈관 등을 보호하고 호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11번과 12번 늑골을 제외하고는 모두 앞가슴 정중앙에 위치한 흉골에 붙게 되는데, 대략 젖꼭지 안쪽 위치부터는 연골로 변하여 1-6번까지는 흉골에 각각 연결되고, 7-10번까지는 연골부위가 모아져서 1개의 연골로 되어 흉골에 연결되어 있다.

 

심한 기침 혹은 오랫동안 지속된 만성 기침 후,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처럼 특정 부위가 눌린 후, 몸을 틀거나 평소 안하던 상체운동이나 골프 스윙 후 등에 발생한 심한 흉통 혹은 특정 부위를 누를 때 아픈 압통이 있다면 골절을 의심하고 확인하여야 한다. 목욕 중에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버스 안에서 급출발·급정지 시 중심을 잃고 넘어지거나 부딪혀 골절이 오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 잦은 골절이 반복되거나 경미한 충격 후에도 골절이 왔다면 골다공증 검사도 권유할 만하다. 

 

늑골골절의 통증은 심호흡이나 기침을 할 때, 몸을 틀거나, 눕고 일어날 때조차 참을 수 없을 만큼 아프며, 누르면 압통이 심하여 촉진을 거부할 정도로 피한다. 단순히 골절만 있는 경우는 다른 합병증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늑골이 어긋나면 늑골 밑에 붙어 주행하는 늑간동정맥의 손상이 동반될 수 있고 간혹 부러진 늑골이 폐에 손상을 주어 늑골 안쪽인 흉강내에 피가 고이는 혈흉이나 폐가 찢어져 공기가 새고 샌 공기가 다시 폐를 누르는 기흉이 발생할 수 있다. 

 

3개 이상의 늑골이 골절되면서 어긋남이 크고 통증이 심한 다발성 늑골골절, 혹은 다발성 늑골골절 중 한 늑골에서 두 군데 이상 골절되어 부러진 가운데 조각이 들숨시 흉곽 안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동요흉(flail chest)이 생기면 정상 호흡에 지장이 오거나, 이로 인해 객담배출도 힘들고 더 나아가 기도가 막혀 폐가 허탈되는 무기폐 혹은 폐렴으로의 진행이 예상될 때에는 늑골을 고정해주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상부 1, 2, 3번 늑골의 골절은 흔치 않으나 발생하였다면 그 충격이 매우 강하였음을 추측할 수 있으며 팔로 가는 신경과 쇄골하동정맥과 대동맥의 손상을 동반할 수 있어 주의를 해서 관찰하여야 한다. 11, 12번 늑골골절이 예상되면 복부장기손상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우측인 경우 간, 좌측인 경우 비장의 손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의사에게 골절의 원인이 될 만한 상황을 잘 설명하여 의심이 되면 늑골골절의 확진을 위해 우선 늑골방사선촬영을 한다. 그러나 늑골골절이 있어도 확인될 확률은 30%를 넘지 못한다. 이는 늑골의 끝선의 어긋남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 한계이며, 또한 앞쪽 중심부 늑골일 경우 연골로 이루어져 방사선 투과로 영상이 맺히지 않기 때문이다. 골절여부가 확실치 않을 경우 흉부CT를 실시하면 좀 더 확실한 평가가 가능하다. 요즘은 3D 조합영상으로 흉곽을 돌려가며 확인할 수 있기에 누구나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해 주며, 혹시 있을지 모르는 흉강내 손상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으니 의료진과 환자에게 속 시원한 확인으로 걱정을 덜어주기에 자주 시행하는 검사이다.

 

그러나 이 또한 연골부위 골절이나 미세한 골절의 확진에는 한계가 있다. 초기에는 정상으로 확인되었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호흡 및 움직임으로 점차 어긋남이 심해져 나중에 다시 검사시 골절로 진단되는 경우도 흔하다. 초음파 늑골검사는 단순 촬영에 비해 2~3배 정도의 골절여부 확진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나, 부위에 따라 어려움이 있거나, 비만이나 거대 유방환자의 경우 진단율이 떨어지며, 검사자의 개인 소견차이가 있을 수 있기에 이 또한 완전한 검사라 하기 힘들다.

 

점차 확진된 진단서의 필요성이 커지는 바, 흉통이 1주 이상 지속되거나 더 악화되는 경우, 수상 후 1주 후부터는 동위원소를 주사하여 촬영하는 골주사 검사를 시행하면 미세골절 경우까지도 발견 될 가능성이 높고 1년이 넘은 과거 골절과의 구별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 또한 늑골의 염증성 병변이나 암 등에 의한 경우와 구분이 안 되는 단점은 있다. 늑골 초음파나 골주사 검사는 내부 장기 손상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팔다리 골절같이 유합을 위해 고정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 호흡할 수 없기에 복대 같은 것을 겹쳐 조이거나 부드러운 쿠션으로 압박을 가하여 고정하는 게 전부라서 통증을 완화시켜줄 진통제 투여가 보통이다. 통증으로 기침을 잘 못하여 객담배출이 안 되면 무기폐, 폐렴 같은 합병증으로 입원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특히 폐의 염증성 기저질환(폐렴, 결핵, 늑막염 등)을 앓고 있던 분이나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평소에도 숨이 찬 사람에게 늑골골절이 생기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보통 통증이 유발되지 않는 자세는 별 문제 없으며, 같은 맥락으로 객담배출이 용이하고 심폐기능 회복과 혈액순환을 위한 가벼운 산책 같은 통증이 없는 하체운동은 권장되는 바이다. 통증의 치료는 먹는 진통제 투여가 우선되며, 심하면 근육 또는 정맥을 통한 진통제 주사요법, 직접 골절부위하에 주사하는 늑간신경 차단술 등을 시도할 수 있다. 간혹 골절 후 오랫동안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의 경우 늑간신경 차단술이 추천된다. 골 유합은 새 뼈(가골)가 방사선촬영에서 보이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약 4–6주 정도 시간이 걸린다. 안 보이는 수도 있으나 다른 뼈와 달리 안 보이더라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다. 

 

별다른 처치 없이 진통제에 안정가료만 하면서 세월이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다발성 늑골골절이 있는가 하면, 한 개의 골절로도 생명에 위협이 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경우까지 전문의의 시점에서 보면 쉽고도 어려운 것이 늑골골절이다. 골프 초심자의 경우 다발성 늑골골절로 고생하면서도 쉬지 않고 골프연습에 매진하는 우직한 분들도 많이 본다. 반면에 아무리 찾아도 잘 발견되지 않는 미세늑골골절 진단서를 위해 돈과 시간을 많이 들이는 피해자 분도 많이 본다. 통증은 매우 주관적인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다. 

 

 

<김시훈 흉부외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