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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비만 유병률 42.1%…전국 최고 기록
작성일 2016.11.28
조회수 432
제주지역 비만 유병률 42.1%…전국 최고 기록
비만연구의 발자취와 새로운 지평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비만대책위원회가 2015년 검진 자료를 분석한 결과 비만(체질량지수 25㎏/m² 이상) 유병률은 제주가 42.1%로 가장 높았고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0㎏/m² 이상) 유병률도 제주가 7.3%로 강원(7.3%)지역과 함께 선두를 기록했다. 필자도 검진결과를 판정하면서 제주지역 비만자가 많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으나 이번 보험공단의 전국단위 분석결과를 보면서 비만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배고프던 시절에는 저체중으로 인해 결핵이나 폐렴이 많았고 살찐 것이 부의 상징이었으나, 체중이 과다한 경우에는 당뇨, 심장병, 관절염, 조기 사망의 위험요인이라는 것이 알려지고 유럽과 미국에서 비만에 대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가 진행되었다. 적정체중 또는 건강한 체중에 대한 연구는 보험사로부터 시도되었는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국민체조를 개발하여 보급한 미국 생명보험사인 메트라이프(MLIC)가 그 시발점이다. 보험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생체지표의 하나인 키 대비 체중이 사망률과 관계되는 중요한 인자임이 발견되고 몇 번의 개정을 거쳐(MLIC 1959, MLIC 1983) 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또는 Quetelet index)는 미국립보건원, 세계보건기구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비만을 정의하고 관련 연구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지표가 되었다. 초기 연구는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인스턴트 식품의 보급, 식음료의 산업화, 전자기기 사용이 증가되면서 아동, 청소년들에서도 비만이 큰 이슈와 연구주제가 되고 있다. 사실 어른신들 말씀으로 성장기 때는 살이 키가 된다고 하고 아이들의 통통한 살에 대해 관대한 편이나 성조숙증, 성인형당뇨가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소아비만의 중요성도 커져가고 있다.

그런데 살은 어떻게 찌고 왜 찌는 것일까? 살찌는 형태를 크게 육안상 사과형과 서양배형으로 분류도 하지만, 6종류로 세분해서 분류되기도 하는데 상체형, 하복부형, 대퇴형, 전복부형, 하체형, 복부형이고 식이습관과 운동 등 생활습관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 그 동안의 비만연구에 의하면, 단순히 한가지 요인에 의해서만 살이 찌는 것은 아니고 여러 인자에 의한 복합적인 결과물이 비만이라는 것이다. 뇌의 시상하부에(포만감, 체온조절, 수면 등과 관련된 부위) 문제가 생기는 경우, 유전적 결함(프라더윌리 증후군), 기초대사율이 낮은 경우(갑상선 저하증), 식욕 호르몬 불균형(배고픔을 관장하는 그렐린(ghrelin)과 포만감을 관장하는 렙틴(leptin)의 균형이 깨진 경우) 등을 들 수 있는데, 질병연구에 있어서 연구대상 질환을 가진 동물모델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서양 과학계에서는 다양한 비만동물모델을 통해서 과학적으로 연구해왔는데 동양에서는 유일하게 이온음료인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일본의 오츠카 제약에서 개발한 쥐모델(OLETF monogenic)이 포함되어 있다. 동물모델은 주로 사람과 유전적으로 유사하고 세대가 짧은 생쥐를 이용하는데 크게 4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식이모델(고지방 식이), 뇌모델(포만중추인 시상하부의 VMH 부위를 화학적 또는 외과적으로 파괴), 감염모델(Infectobesity), 유전자(단일유전자, 도입유전자) 모델이 있는데 유전자 모델의 대표적인 것이 렙틴이다. 체중의 조절기전을 연구하던 록펠러 연구소의 프리드만과 잭슨연구소의 콜만이 1994년에 쥐모델에서 밝혀낸 렙틴은 비만에 있어 마법의 탄환으로 불릴 정도로 관심을 끌었었다. 비만쥐에게 렙틴을 투여하자 정상체중이 된 것이다. 이러한 현격한 변화가 최근에 감염모델에서도 보고되었다. 워싱턴 의대의 고든이 2013년 사이언스지에 보고한 것으로, 쌍둥이 자매중 비만한 자매의 대변과 정상 자매의 대변을 각각 정상체중의 무균쥐(germ-free mice)에 투여하였더니 비만한 자매의 대변을 투여받은 쥐는 비만이 된 것이다. 이와 더불어 비만 연구에 있어 최근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대장과 장내미생물 연구이다. 그리스의 현인 히포크라테스가 오래 전부터 장의 중요성을 언급하였고 대장의 경우 내분비, 신경, 면역조직이 고도로 발달된 장기이고 제일 미생물을 많이 담고 있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이 분야에서 나오는 연구 결과물들을 보면, 비만이란 장내 미생물 불균형으로 인해 장의 투과성이 약화되고(leaky gut) 이차적으로 내장지방에 경도의 염증이 꾸준히 이어져 지방세포가 늘어나는 과정으로 보는 이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어 기대가 된다. <김우진 과장 건강증진센터/진단검사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