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는 온열치료 효과는 실제와는 다를 수 있어
실험실에서 세포를 대상으로 하는 면역 실험이나 동물 실험에는 열을 가하게 되면 대부분 암이 죽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실제 환자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그 동물 실험 결과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다시 말해 환자 분들이 온열치료 효과를 어느 정도 기대하여 치료를 하시게 되는데 실제로 온열 치료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우리가 온열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이유는 동물 실험 결과에 근거한다. 그런데 동물 실험과 환자 치료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즉 온열치료에 대한 동물과 인간의 치료 반응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흔히 매스컴이나 선전 문구를 통해 암 치료에 면역 반응이 증진된다고 발표한 약이나 치료법이 대부분 엉터리이거나 과장 광고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실험 대상이 되는 동물암과 인간의 암이 전혀 다른 암이기 때문이다. 이 둘은 암이라는 글자와 겉모양만이 같다고 주장하여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생물학적으로 보면 같은 점이 거의 없다.
예를 들자면 첫째, 인간의 암은 크기가 동물의 암에 비해 수십 배에서 수백 배 크다. 때문에 아주 작은 암을 연구하여 수백 배 큰 암도 그럴 것이라고 하는 것은 처음부터 이치에 맞지 않다.
한 예로 잉어와 고래는 같은 고기 모양이더라도 고래는 지구상에서 가장 큰 포유동물이고 잉어는 조그만 민물고기다. 즉, 전혀 다른 동물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다른 동물들을 연구할 때 작은 잉어 머리 연구 결과를 가지고 큰 고래 머리도 그렇다고 하는 것은 전혀 이치가 맞지 않게 된다.
둘째, 암이나 질병은 공중에서 뚝 떨어져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몸 안에서 자라게 되는데 이렇게 몸 안에서 자라는 암이나 질병은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정상 몸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고 노폐물배출도 하면서 살게 된다. 그러나 동물의 몸과 인체의 몸은 구조가 전혀 다르므로 암이나 질병이 자라는 환경도 다르다. 그러므로 어떠한 약이나 치료에 대한 동물의 암과 인간의 암의 반응은 같을 수 없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바다에 사는 고래와 저수지에 사는 잉어에 동시에 소금을 뿌리면 고래는 잘 살 수 있지만 잉어는 곧바로 죽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환경이 다르면 그 안에 살고 있는 암이나 질병도 다른데 동물이라는 환경에 있는 것에 효과가 있다고 인체라는 환경에 있는 것도 효과가 있을 정도로 확신하는 것은 금물이며 특히 면역 반응이나 암 치료에 있어서는 절대로 일치되기 어렵다. 같은 사람이라도 각자 인체의 환경은 다르다. 뚱뚱한 사람 마른 사람, 당뇨병 있는 사람 없는 사람, 혈압 높은 사람 낮은 사람 등등 각자 환경이 다르다.
그러므로 무조건 온열치료가 좋다고 믿고서 너무 많은 기대치를 가지고 치료를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온열치료는 다른 치료와 달리 각각 개인의 인체적 환경과 병이 다르기 때문에 옆집 아줌마와 뒷집 아저씨 치료 효과가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온열치료 전문의사의 신중한 검사를 한 뒤에 치료를 시작 하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온열 치료를 병치료에 응용할 때 또 다른 문제점은 실제로 우리 몸 안에 치료 반응이 증가하더라도 그 증가분이 치료에 도움이 될 정도로 충분히 올라갔는가이다. 모든 치료에는 역치 농도라는 불문율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 몸에 약 효과, 즉 약발이 있으려면 피 속에 최소한 일정한 정도 이상의 농도로 약이 있어야 약이 효과가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일정농도 즉, 역치 이상의 치료 효과를 일으켜야 실제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온열 치료기를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있긴 있지만 사용한 온열 치료기의 효과가 너무 약하면 그 온열치료기는 쓰나마나인 것이다. 괜히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손해나 보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온열치료는 치료하기 쉽다고 무조건 하는 것보다는 온열치료 전문의 사전 진료가 꼭 필요하다.
<최일봉․방사선종양학과 과장․WE병원 병원장․2016아시아온열학회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