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통합검색 검색 아이콘
전체메뉴

건강 상식

약 의존 말고 생활습관·수면환경 개선 노력 필요
작성일 2022.08.29
조회수 44

수면제의 올바른 사용법

대략 80명중 한 명이 수면장애로 병원 찾아 … 최근 증가 추세
수면유도제는 일반의약품이나 용법·용량 반드시 약사와 상담
코골이, 무호흡 관련 수면장애 등은 원인 찿아서 치료 받아야

 

드라마나 영화에서 나오는 형사들이 수사 때문에 몇 날 며칠을 밤새우곤 할 때, 동료들끼리 꼭 하는 ‘눈 좀 붙여’ 라는 대사, 들어보신 적 있으시지요? 예로부터 잠이 보약이라고, 어지간한 보양식이나 영양제 챙겨 먹는 것보다 잠 한숨 푹 자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는 말이지요!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 이 보약을 구경조차 못하는 사람이 제법 되나봅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기준 국내에서 수면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이 무려 67만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대략 80명 중 한 명은 잠을 못 자서 병원을 찾는다는 말이죠. 게다가 이 추세가 꾸준히 증가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수면장애는 잠을 잘 못 잔다는 뜻이지만 그 양상은 정말 다양한데요, 코골이나 무호흡과 관련된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잠들기 어렵거나 잘 깨는 일반적인 불면증, 생체 리듬이 안 맞아서 나타나는 수면 각성 장애, 기면증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또한 그 원인과 특성도 사람마다 달라서 진료를 받아 원인을 발견하는 것이 가장 좋지요. 진료를 받으셨다면 아마 수면제를 처방받게 되셨을 수도 있고, 또는 약국에서 구매하는 수면유도제로 자가 치료를 하려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오늘은 이 ‘수면제’를 십분 활용하는 작은 팁에 대해 얘기해볼까 합니다.

 

불면증에는 크게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로 나뉘는 약들을 사용하게 되는데요, 수면제는 의존성과 금단 증상 위험이 좀 더 크지만 약효가 빠르고 강한 전문의약품입니다.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복용 가능한 약이라는 것이죠. 반면 수면유도제라고 불리는 약들은 약국에서 그냥 구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입니다. 의존성과 부작용 위험이 적지만 없는 것은 아니므로 반드시 용법과 용량을 약사와 상담 후 구매해야 하죠. 하지만 불면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약으로만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약들은 가급적 단기간 복용하며 생활 습관과 수면 환경을 개선해야 해요. 취침 시간과 수면 시간이 일정한 것이 좋고, 낮에는 밝은 환경, 밤에는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코골이와 무호흡 관련 수면장애에는 수면제와 수면유도제가 오히려 해당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원인을 해결하는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약국에서 수면유도제를 구입하신다면, 항히스타민제 성분의 약을 받게 되실 거에요. 히스타민은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체내 물질로, 뇌와 몸 곳곳을 각성시키는 물질이지요. 이 물질의 활성을 막는 항히스타민제는 말 그대로 뇌를 재우는 원리이며, 복용 후 효과를 나타내는 데 1시간 전후의 시간이 필요해요. 따라서 이미 잠자리에 든 뒤 잠이 안 온다고 복용하는 것은 큰 효과를 볼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수면유도제를 이용해서 불면증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선 취침하기 1시간 전까지 잘 준비를 모두 마칩니다. 운동과 전자기기 사용 등 숙면에 방해되는 활동들은 그 전에 끝마쳐야겠지요? 그리고 침실을 어둡게 만들어준 뒤, 유도제를 복용하고 1시간 정도 편안한 자세로 휴식하거나 좋은 음악을 감상하며 하루를 마무리한 뒤 잠에 들면 가장 좋은 습관이 될 거에요. 이런 생활 패턴을 어느 정도 유지하신다면, 수면 유도제 복용을 점차 줄이며 개선해나가게 되는 거지요.

 

수면 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으셨다면, 수면제를 처방받으셨을 수도 있겠습니다. 수면제는 벤조다이아제핀 성분의 향정신성 의약품, 멜라토닌 계열의 의약품 등 종류가 있는데요, 또한 수면제로 분류되어 있지 않은 의약품이더라도 수면 효과를 갖고 있어 해당 목적으로 처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은 내성이 생길 우려가 있어 단기간 사용해야 하므로 사용하는 기간 동안 효과를 보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요. 약효가 빠른 약의 경우, 숙면에 최적인 모든 환경을 조성한 뒤 취침 직전에 복용하고 편안한 자세로 숙면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역시 위에서 얘기했던 좋은 수면 환경을 조성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요! 부작용을 우려해서 복용을 꺼리시는 분들도 많지만, 그보다 편안한 수면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므로 약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실 필요는 없다는 점, 기억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수면제 복용 기간에는 절주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술 자체가 약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알코올이 수면 유도에는 도움이 되지만 유지에는 오히려 방해가 되는 물질이기 때문에 수면제의 효과를 보지 못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너무 배고프거나 배부른 상태도 숙면에 방해가 되니까, 식사 패턴도 어느 정도 일정하게 하는 것이 또 좋겠지요?

 

매일 수많은 환자분들이 다양한 수면제를 받아갑니다. 스트레스로든, 통증 때문이든, 잠을 편히 못 잔다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에요. 부디 모든 환자분들께서, 병원 진료와 효율적인 의약품 활용을 통해 꿀잠을 주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아시면서도 지키기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 전에는 휴대전화는 알람만 맞춰서 저~ 멀리 두고 보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그러면, 우리 오늘 밤에도 좋은 꿈 꾸시길 바랍니다!

 

 

<약제과 하정빈 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