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세브란스 진료를 받는다
「제주한라병원-연세세브란스병원」 공동진료센터 본격 운영
그동안 제주 도민들에게 중증 질환 진단은 곧 ‘비행기표’와 ‘원정진료’를 의미해 왔다. 환자와 가족들은 긴 대기 시간과 복잡한 진료 절차, 항공료와 숙박비 등 막대한 비용 부담을 감내해야 했다. 치료 그 자체보다도 이동과 체류가 더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러한 제주 의료 환경의 구조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한라의료재단과 연세의료원이 손을 맞잡아 ‘제주한라병원–연세세브란스병원 공동진료센터’를 개소하고, 제주에서도 수도권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의료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공동진료센터는 ‘제주에서도 세브란스 진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현실로 구현하며, 도민 의료 접근성 향상에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하하게 된다.
실시간 협진과 명의 순회 진료, 의료의 거리 해소
공동진료의 핵심은 원격 협진 시스템과 전문 의료진의 유기적인 교류다. 제주한라병원과 연세의료원은 실시간 화상 협진 및 화상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환자의 영상 검사와 진단 결과, 치료 방향을 양 병원의 의료진이 동시에 논의한다. 이를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치료 결정 과정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연세의료원의 각 분야 명의들이 정기적으로 제주한라병원을 방문해 직접 외래 진료와 수술을 시행하는 순회 진료 시스템도 함께 운영된다. 이는 단순한 자문이나 원격 상담을 넘어, 수도권 대형병원의 의료 역량이 제주 현장에서 직접 구현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환자는 제주한라병원 공동진료센터에서 접수 후 진료를 받게 되며, 제주한라병원 주치의와 연세의료원 교수진이 함께 환자의 상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특히 세브란스병원에서 수술이나 집중 치료를 받은 환자도, 이후의 추적 관찰과 사후 관리는 제주에서 세브란스 의료진의 모니터링 아래 안전하게 받을 수 있어 진료의 연속성과 환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중증·난치 질환까지 아우르는 협력 진료
공동진료센터의 주요 진료 분야는 폐암, 간암, 위암, 유방암 등 주요 암 질환을 비롯해 수술 난이도가 높은 질환, 심뇌혈관 질환 등이다. 이와 함께 희귀 질환, 난치성 질환, 소아 중증질환처럼 고도의 전문 분과 진료가 필요한 영역에서도 공동진료와 원격 협진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
만약 환자가 불가피하게 서울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공동진료센터의 패스트 트랙 시스템을 통해 진료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고, 전원과 입원 절차를 신속하게 지원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보다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도민이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
공동진료센터 개소로 도민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변화는 경제적·심리적 부담의 획기적인 감소다. 서울 대형병원 진료를 위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던 항공료와 숙박비, 식비 등 직접적인 비용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생업을 중단해야 했던 간접적인 사회적 비용까지 크게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도 환자가 낯선 환경에서 홀로 투병하는 대신, 익숙한 제주에서 가족의 돌봄과 지지를 받으며 치료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이는 환자의 심리적 안정은 물론 치료 결과와 예후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를 향한 도약
공동진료센터가 지향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역 완결형 의료 체계’구축이다. 제주에서 발생한 환자가 제주에서 진단받고, 치료와 회복, 사후 관리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공동진료센터는 단순히 수도권 의료를 대체하는 공간이 아니라, 연세의료원의 선진 의료 기술과 교육 시스템을 제주에 이식해 제주한라병원의 전반적인 의료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공동진료센터는 도민들이 건강에 대한 걱정 없이 안심하고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주는 든든한 의료 안전망이자, 제주 의료의 미래를 이끄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다.
공동진료센터를 이끄는 조현민 센터장
공동진료센터를 이끄는 조현민 센터장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서울대학교 의학대학원 석·박사를 수료했으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건양대학교 의과대학,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흉부외과 교수로 재직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로서 외상 환자 진료를 전담하며 부산대학교병원 부산권역외상센터장과 대한외상학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 외상심장혈관흉부외과 과장으로 근무하며 공동진료센터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