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통합검색 검색 아이콘
전체메뉴

병원 뉴스

[기고]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병원
작성일 2026.02.03
조회수 8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병원

 

권오상 제주한라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의료정책의 본질은 단순하다.

   “살릴 수 있는 생명을 끝까지 살렸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의료정책의 성과를 가르고, 병원의 존재 이유를 규정한다. 특히 섬 지역인 제주에서는 그 물음이 더욱 절박하다. 바다를 건너야 하는 현실 속에서 응급과 중증외상은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제주한라병원의 원훈은 이명아명(爾命我命)이다. 도민의 생명을 내 몸처럼 돌본다는 뜻이다. 이 원훈은 선언에 머물지 않았다. 제주한라병원은 치열한 경쟁과 엄격한 심사를 거쳐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되었고, 제주 지역의 응급·중증·필수 의료를 책임지고 있다. 이는 병원의 역량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했음을 의미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는 태생부터 공공의료다. 수익보다 생명을, 효율보다 즉시성을 우선하는 영역이다. 보건복지부는 중증응급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외상환자가 전문 치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잃는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는 정책적 판단 아래 이 제도를 도입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는 24시간 전문의 상주를 전제로, 신속한 협진과 수술, 중환자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최종 거점이다. ‘가능할 때 제공되는 의료가 아니라, ‘언제든 가장 위중한 환자를 책임지는 의료에 대한 사회적 약속이다. 제도 도입 이후 중증응급환자의 전원 지연은 감소했고, 적기 치료율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권역외상센터는 시간과 출혈의 싸움이 벌어지는 공간이다. 외상전담팀, 수술실, 중환자실, 혈액 공급 체계가 동시에 가동되어야 한다. 평소에는 보이지 않지만, 단 한 번의 사고에서 그 준비 여부가 생사를 가른다. 실제로 우리나라 예방가능 외상 사망률은 201530.5%에서 20239.1%로 크게 낮아졌다. 이는 권역외상센터 제도가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보여주는 명확한 지표다.

 

  제주에서는 제주한라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골든타임 확보에 필수적인 닥터헬기도 함께 운영한다. 제주에서 발생하는 가장 위급한 순간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이는 병원 전체가 365, 24시간 준비 상태에 있어야 함을 뜻한다. 인력과 시설, 진료 프로토콜과 의사결정 체계, 야간과 휴일, 재난 상황까지 포함한 상시 대응은 결코 가벼운 책임이 아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생명이 제주한라병원으로 들어오고 있다. 의료진은 여기서 살리지 못하면 다음은 없다는 각오로 매 순간 결정을 내린다. 병원의 존재 이유는 확장이나 성장에 있지 않다. 도민의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가 되겠다는 의지에 있다.

 

  의료정책이 지향해야 할 가치 역시 효율이나 수치 이전에 이러한 의지를 제도로 뒷받침하는 데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 그리고 닥터헬기는 단순한 의료제도가 아니다. 제주에서 생명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사회적 결심이며, 그 결심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현장이다.

 

  제주한라병원은 오늘도 이명아명의 사명을 실천하고 있다. 도민을 사랑하는 병원으로 남기 위해, 가장 어렵고 가장 고된 책임을 기꺼이 감당하며 나아가고 있다. 그 선택들이 반복되어, 언젠가 도민의 마음속에 이렇게 남기를 바란다.

 

  “위기의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병원.”

 

  이것이 제주한라병원이 도민을 사랑하는 방식이다.

이전글
이전글이 없습니다.
다음글
2026.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