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한 질환
올바른 손씻기 등 개인위생 철저히 하는 것이 감염예방 지름길
환자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감염과 분변-경구 경로로 쉽게 전파
최근 3살 다은이(가명)가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면서 열이 나고 목이 아프다고 진료실에 내원했습니다. 손에 빨간 수포도 3개 있었습니다. 4살 주형이(가명)는 놀이터에서 놀고 난 이후 열이 나고 목이 아프다고 내원하였습니다. 음식을 삼키기 힘들어 하였습니다. 5살 석우(가명)는 워터파크를 다녀온 이후 고열과 함께 두통, 구토가 동반된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족구병은 입안의 물집과 궤양, 손과 발의 수포성 발진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대개는 미열, 입 안의 인두 발적, 혀와 볼 점막, 후인두, 구개, 잇몸, 입술에 4-8mm 크기의 궤양성 수포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 더 흔하며, 3-7mm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 손등과 발등에 더 많습니다. 엉덩이에서도 종종 발진을 볼 수 있으나 수포화되지는 않습니다. 대개 1주일 이내에 수포는 호전됩니다.
헤르판지나는 급작스러운 발열, 인두통, 삼킴 곤란 및 후인두 병변을 특징으로 합니다. 어린 아이일수록 더 열이 많이 납니다. 구토와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헤르페스 목구멍염이라고도 말하며, 구내염이라고 간단히 말하기도 합니다. 수족구와 비슷하지만 손과 발에 수포가 없으며, 구강의 병변이 더 심한 편입니다. 발열이 있는 동안 구인두부위에 1-2mm 크기의 구진이 시작되어 3-4mm 크기의 소포와 궤양으로 빨리 진행됩니다. 가장 흔한 곳은 편도이고, 연구개, 목젖 등에서도 관찰됩니다. 간혹 무균성 수막염 또는 더 심한 질병이 동반되기도 하나, 대부분은 부작용이 없고 대개 3-7일이 지나면 완전히 회복됩니다.
뇌수막염은 뇌와 척추를 둘러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염증을 말합니다. 주로는 고열, 두통, 경부 강직과 같은 증상을 보이지만, 어린 영아에서는 보챔, 권태, 구역, 구토, 식욕 부진, 늘어짐, 저긴장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체온은 대부분 3-5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고 다른 증상은 1주 내에 회복됩니다.
수족구병, 헤르판지나, 뇌수막염은 봄~여름철에 어린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인 엔테로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입니다. 주로 환자 호흡기 분비물의 비말 감염과 분변-경구 경로로 전파됩니다. 어린 나이, 남아, 불결한 위생, 인구 과밀, 낮은 사회 경제 상태에서 감염이 흔하고 증상이 심합니다.
증상이 있는 감염의 25% 이상이 영아에게서 발생하는데, 모유 수유는 감염 위험을 감소시킵니다. 잠복기는 3-6일입니다. 감염되면 증상의 유무와 관련 없이 호흡기로는 1-3주, 분변으로는 7-11주까지 바이러스가 분비됩니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수족구병, 헤르판지나, 뇌수막염을 일으킵니다. 그 외에도 호흡기 질환, 결막염, 심근염, 심막염, 위장관염, 근염, 관절염 등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엔테로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의 진단은 계절, 노출 경력, 공동체에서의 유행, 임상 증상 등이 중요합니다.
바이러스 배양 검사가 확진에 있어 가장 중요하지만 모든 환자에서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배양 검사의 민감도는 50-75%이며, 여러 곳에서 검사를 하면 민감도가 높아집니다. 수막염에 걸린 소아에서는 뇌척수액과 인두, 직장에서 검사 시 민감도가 높아지며, 신생아에서는 혈액, 소변, 뇌척수액 및 점막 면봉 도찰 검체를 배양시 민감도는 30-70%가 됩니다. 인두, 대변 및 임상적 관련 부위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할 수 있으며, 대변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바이러스가 분리되면 확진할 수 있습니다. 대변에서는 감염이 지난 후에도 바이러스를 분비할 수 있습니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치료를 위한 특별한 항바이러스제가 없습니다. 입안의 병변으로 인하여 경구 섭취가 저하된 경우 탈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수액 치료를 포함한 대증 요법을 하는 것이 적절한 치료입니다. 심한 질병을 동반한 경우에는 그에 맞는 치료를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린 경우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을 것을 권장합니다.
올바른 손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감염을 예방하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영유아에서 기저귀를 갈고 난 후, 분변으로 오염된 물건을 세척하고 난 후 흐르는 물에 비누를 사용하여 손을 잘 씻도록 해야 합니다. 장난감과 물건의 표면은 먼저 비누와 물로 세척한 후 소독제로 닦아야 합니다. 비말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침 예절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소아청소년과 차효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