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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측만증 - 우리 아이 등이 휘었어요!
작성일 2012.05.02
조회수 1,917

 

척추측만증 - 우리 아이 등이 휘었어요!

 

척추측만증이 무엇인가요?
척추측만증이란 일반적으로 등 또는 허리가 옆으로 휘는 병으로 알려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면에서 보았을 때 옆으로 휘어 있으며, 측면에서 보았을 때는 흉추(등뼈)와 요추(허리뼈)의 배열이 변화되며, 회전 변형이 동반되는 3차원적 변형(deformity)입니다. 마치 척추가 꽈배기 비틀어지면서 옆으로 휘었다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또한, 갈비뼈도 변형되어 한쪽 등은 튀어나오고, 가슴과 허리선이 짝짝이 되며, 어깨 높이와 골반 높이가 다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척추측만증은 특별한 원인없이 발생하는 ‘특발성 척추측만증(idiopathic scoliosis)’입니다. 발생 빈도는 전체 인구의 2~3%이며, 여자가 남자보다 5~10배 이상 많으며, 성장과 연관되어 있어 사춘기 시작되는 시점(보통 초등학교 5,6학년)에 키가 빠르게 자라면서 측만증이 발병되거나 만곡(척추가 휜 부분)이 악화됩니다. 


만곡이 크지 않을 경우 미용적으로만 보기 싫을 뿐, 일상생활에는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또한, 측만증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거나, 운동 장애를 주지 않으며, 결혼 및 출산에도 전혀 지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년의 나이가 되면서 요통이나 배부통을 일으킬 수 있으며,  만곡이 70~80도 이상으로 큰 경우에는 심폐기능이 약화되어 일상 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며, 정상적인 수명을 누리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올바른 치료해 주어야만 합니다.

 

자세가 나빠서 등이 휘나요?
병원을 찾아온 환자의 엄마들은 대부분 ‘아이의 자세가 나빠서 등이 휘었다’고 생각하십니다. 책상이 너무 작아서 휘게 된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부모님들도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매스컴에서도 나쁜 자세로 인하여 등이 휘기 때문에 자세 교정을 해주어야 한다는 광고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절대로 틀린 말입니다. 자세가 나빠서 휜 것이 아니라, 측만증으로 인하여 자세가 나빠 보이는 것입니다. 이점 현혹되지 않기 바랍니다.

 

등이 휘었는데 더 나빠지나요?
만 16~17세 이상(보통 고등학교 3학년)의 환자에서 10~30도 정도의 만곡을 보이는 환자라면 앞으로 등이 더 휠 가능성은 낮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학생들이 이 정도의 각도를 보인다면, 앞으로 더 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의 깊게 관찰해 봐야 합니다. 어린 나무가 옆으로 휘어져 있다면 자랄수록 더 휠 가능성이 높지만, 이미 휘어졌지만 다 자란 나무는 더 많이 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우린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보통 40~50도가 넘어가면 수술을 한다고 하는데 …
이해를 돕기 위해서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여러분 피사의 사탑 아시죠? 지금도 조금씩 옆으로 기울어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쪽 땅을 깊이 파서 다시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만곡이 40~50도가 넘게 되면, 비록 성장이 멈추었다고 해도 1년에 1~2도씩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년에 1도가 무슨 큰 의미가 있는가’ 생각할 수 있겠지만, 10년 후면 10도, 20년 후면 20~30도가 더 증가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러면 그때는 한눈에 등이 휜 것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요통 및 관절염, 소화기 장애 등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됩니다. 그래서 통상 40~50도가 넘으면 수술을 하게 됩니다. 또한, 40~50도가 넘게 되면, 미용적으로 상당히 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자세한 수술 방법은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각도가 크지 않지만 교정할 방법이 없나요?
만곡이 15~20도 이상인 학생에서 아직 성장이 남아있다면, 가장 대중적인 치료 방법은 보조기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춘기 나이에 딱딱한 보조기를 하루 23시간 착용하고 지내기란 무척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일이며, 짓궂은 친구에게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렇다 보니, 10명 중 3~4명은 보조기를 제대로 차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의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르지 않고 보조기를 차지 않는 환자의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는 상당수의 환자들은 인터넷 또는 매스컴의 측만증을 교정한다는 낚시성 광고에 현혹되어, 시간 낭비, 돈 낭비를 할 뿐만 아니라 결국에는 심적 좌절감을 겪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척추를 제대로 배운 척추 전문의라 할지라도 (실제 그런 의사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현실이지만) 척추측만증을 제대로 이해하는 의사는 우리나라에서 열명이 채 되지 않을 것입니다.최근에는 보조기 치료 이외에 올바른 측만증 교정 요법이나 운동 요법으로 만곡의 진행을 억제하거나 치료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환자도 척추측만증을 어느 정도는 이해함으로써 의사가 올바르게 치료하는지(혹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며, 그럼으로써 치료 효과도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이상민 정형외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