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엘리...베이..터.......타지......말........랬......................”
폐쇄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김주원에게 있어서 가장 큰 적은 엘리베이터와 같은 좁고 막힌 장소. 그는 엘리베이터에 탈 수 없어 매일 아침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출근하며 백화점 직원들의 인사를 받으며 출근합니다. 또한, 갇혀있는 자동차가 싫어서 한겨울에도 오픈카 지붕을 열어놓은 채 타고 다니며 남들의 이상한 시선을 당당하게 받아냅니다. 그는 왜 엘리베이터와 같은 좁은 장소에서의 공포감을 느끼는지는 잘 모르지만, 어머님, 형이 말한 것처럼 교통사고를 경험하고 나서부터는 좁은 공간에 있으면 질식감이 들고 심장이 과도하게 뛰는 것을 느끼며 심지어는 기절하기도 합니다.
위의 예는 가장 최근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던 시크릿 가든에서 주인공이었던 김주원(현빈)의 모습입니다. 김주원이라는 인물은 화재가 난 건물 안의 엘리베이터에 갇힌 적이 있었던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그와 관련된 기억은 없지만 그 이후 폐쇄공포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자신은 기억을 하지 못하지만, 즉 머리는 잊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신체는 고통스러웠던 당시의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경우를 현실 속에서도 종종 볼 수 있으며, 이로 인하여 상당한 불편함을 겪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최근 드라마, 소설, 영화, 기타 많은 분야에서 작가들이 스토리의 극적 전개를 위한 하나의 장치로 활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재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러한 분야에서 기억상실(겨울연가, 환상의 커플), 폐쇄공포증(시크릿가든), 다중인격장애(두 얼굴의 여친) 등 여러 가지 정신과적인 질환의 특정 부분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 되었던 것처럼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주원’이라는 인물도 그러한 케이스 중에 하나입니다. 엘리베이터 사고를 경험한 이후, 그때의 기억을 잊고 폐쇄공포증만이 남은 상태로 ‘좁은 공간에 들어서면 심장박동이 빨라진다’라는 실제 정신과 질환의 특성에다 ‘결국에는 숨을 쉬기 어려워지고 죽을 수도 있다’는 극적인 요소를 첨가하여 극에 긴장감을 고조시킨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정신과 질환은 많은 매체에 등장하며 자신의 모습을 알려왔지만, 매체에서의 모습은 왜곡되어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번에 비교적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는 시크릿가든에서 나오고 있는 폐소공포증 역시도 다소 왜곡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폐쇄공포증은 정신장애의 진단 및 통계 편람(DSM-Ⅳ)에 따르면, ‘특정 공포증’의 ‘상황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특정 공포증으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이며, 지속적인 두려움이 있고,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직면하거나 그러한 대상이나 상황이 예견될 때 두려움이 유발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포자극에 노출되면 예외 없이 즉각적으로 불안 반응이 유발되며, 이러한 반응은 상황과 관계가 있거나 상황이 소인이 되는 공황발작의 양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공황 발작이라 함은, ① 심장의 두근거림, 심장 박동 수의 증가, ② 땀을 흘림, ③ 떨림 또는 전율, ④ 숨 가쁜 느낌이나 숨 막히는 느낌, ⑤ 질식감, ⑥ 흉부 통증 또는 가슴답답함, ⑦ 토할 것 같은 느낌(오심) 또는 복부 불편감, ⑧ 현기증, 불안정감, 머리 띵함, 또는 어지럼증, ⑨ 비 현실감 또는 이인증(내가 경험하는 것이 내가 경험하는 것이 아닌 것 같은 느낌), ⑩ 자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 또는 미칠 것 같은 두려움, ⑪ 죽음에 대한 두려움, ⑫ 감각이상(마비감 또는 찌릿찌릿한 감각) ⑬ 오한 또는 얼굴이 화끈 달아오름 과 같은 13가지 증상 중 적어도 4개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고 10분 이내에 그 증상이 최고조에 달해야하며, 비정기적인 강한 두려움이나 불쾌감이 있어야 합니다.
특정 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이러한 자신의 모습 자체가 자신의 두려움이 지나친, 비합리적인 생각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고치기 힘들며, 공포스러운 상황을 회피하거나, 그러한 불안 및 고통 들을 참고 견디며 살아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회피 혹은 불안이나 고통으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을 경험할 때에 특정 공포증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공포증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공황발작은 드라마 내에서처럼 생명을 앗아가는 질환은 아닙니다. 다만, 정말 ‘죽을 것 같은 두려움’을 동반하기 때문에, 공포감이 더욱 커 질 수 있으며, 이런 두려움을 경험하고 있을 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는 등 공황발작의 증상을 보일 경우, 이러한 공포감이 극대화 되어, 그 공포증이 더욱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공포증의 증상은 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담 후 약물치료를 사용하여 완화시킬 수 있으며,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의 치료를 통하여 완화될 수 있습니다.
상황에 대한 불안의 단계를 설정하여 가장 낮은 단계부터 익숙해지게 하여 불안을 감소시키는 노출치료(exposure therapy), 처음부터 가장 심한 공포감을 주는 상황에 머무르게 하여 불안이나 공포를 감소시키는 홍수법(flooding)이 있습니다. 홍수법의 경우, 환자가 잘 받아들이지 않고, 공포증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사용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를 통해 우리의 생각을 재구성하고, 생활 속에서 다양한 과제를 숙제로 주어 실습하게 하는 방법 등을 통해서 불안이나 공포를 완화시키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공포반응은 왜 생기는 것일까요?
공포반응은, 인류의 생존을 위하여 오랜 시간 전부터 발달해 온 것입니다. 사납고 무서운 동물과의 마주쳤을 때, 인류는 스스로 살아남기 위하여 우리가 ‘도망가야지’하고 생각을 떠올리기 이전에 신체가 먼저 반응하여 교감신경계를 활성화 시켜 싸우려는(도망을 갈) 준비를 하게 됩니다. 먼저, 사물을 잘 보려고 눈이 커지고(동공 확장), 코가 건조(숨을 잘 쉬려고 콧구멍 확장)해지고, 입이 마르고(침샘에서 침이 적게나옴), 식은땀이 나옵니다(말초 땀샘 분비증가). 또한,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가며, 숨이 크게 쉬어지고(뇌에서 많은 산소 필요), 위와 장의 운동이 저하되어 소화가 잘 안 되고, 소변이 저절로 참아지며(방광출구의 소변줄기근육의 수축, 방광은 확장), 근육에 힘이 축적됩니다(근육을 통제하는 혈관확장으로 피 공급 증가, 복부 혈관과 피부 혈관은 수축). 털끝이 오싹하고(털을 세우는 근육의 수축), 정신이 초조, 긴장되고, 몸의 신진 대사는 100%까지 증가되는 모습을 보여 싸움(도망)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우리가 위험에 처했다는 느낌이 들면 호랑이와 같은 위험한 동물이 있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신체적으로 이러한 상황을 무의식적으로 준비를 합니다.
현대에는 이렇게 생존을 위한 신체적 준비가 필요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전부터 사용해 왔던 신체적 반응이 생존에 유리하다고 여겨져 우리 몸에 남아 있습니다.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나타나는 이런 반응은 신체에서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의 분비를 수반하는데, 이 호르몬이 지속적으로 분비 될 경우, 면역력 저하와 같이 오히려 우리 몸을 해치는 결과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만성적으로 코티졸이 분비되면 불안하고 초조해지며, 식욕이 증가하고 쉽게 지치는 모습을 나타낼 수 있으며, 과도해지는 경우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코티졸은 위협적인 상황, 즉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공포증 뿐 아니라 다른 정신질환 중에서도 충격적인 경험을 했을 때, 견디기 어려워 그 기억을 회피하고 ‘장기기억’이라는 장벽 뒤로 그 경험을 밀어놓기도 합니다. 장기기억에 담아두게 되면, 그 고통스러운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나며, 처리되지 않은 기억이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죄책감, 수치심, 자존감 저하 등)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로 인하여 비행기 사고로 인하여 가족을 잃었던 경험을 한 사람은 그와 같은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일어날 확률이 극히 적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행기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합니다. 심지어는 그에 대한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부분적으로 지워버리는 등의 모습을 나타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이러한 것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PTSD)입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란,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고통을 일으킬 수 있는 심하게 위협적이거나 비극적인 상황이나 사건을 본인이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극심한 공포감, 무력감, 고통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사건에 대하여 반복적으로 스트레스적인 상황이 회상되거나, 악몽, 사건의 재 경험, 유사한 상황이 반복될 경우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며, 신체적으로도 유사한 반응이 되풀이해서 나타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러한 사건과 관련된 생각이나 느낌, 대화를 피하거나, 행동, 장소, 사람을 피하고, 그 사건의 특징적인 부분을 회상할 수 없으며, 중요한 활동에의 상당한 흥미나 참여의 저하, 정서 범위의 제한, 미래가 단축된 느낌 등을 경험합니다. 뿐만 아니라, 각성 반응의 증가가 나타나, 잠들기 어렵고 자극에 과민해져 쉽게 분노 반응을 나타낼 수 있으며, 집중이 어렵고, 지나친 경계반응, 쉽게 놀라는 모습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1개월 이상 나타날 때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의심해 보아야 하며, 정신과적인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경험하게 되는 대표적인 경우가 교통사고, 대형 재난과 같은 사고입니다. 대규모 재난 상황은 지진, 홍수, 해일, 비행기 사고, 대형 인명피해 사고 등을 일컫는 것으로, 자주 일어나지 않지만 그 충격의 정도가 상당히 커서 이러한 사건을 경험하신 분들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우리 제주도에서 발생했던 태풍 ‘나리’로 인한 피해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당시 하천 범람 등으로 저지대 노인층 거주 주택의 침수, 하류 하천 범람으로 인해 수십대의 차량이 뒤엉키면서 피해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재난 상황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노인분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경험하였으며, “자다가 (침수 된 것을 알고)깼을 때처럼 내 귀에 물이 들어와 있는 느낌이 들어요”라고 말하는 등 상당한 불안을 경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재난 피해자지원 사업이 시행되어 이러한 심리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침수 지역의 노인분들을 방문하여 건강상담을 진행하였으며, 심리적인 어려움에 대해서 확인하고 지원해 주기도 하였습니다.
또 다른 재난 피해는 지하철 중앙로역에 방화범이 불을 질러 대규모의 인명피해를 냈던 ‘대구 지하철 방화사건(2003)’입니다. 당시 재난에서 살아남았던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뛰고, 또 먼저 나가기 위해서 누군가를 밀쳤던 것, 밀친 누군가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내 어깨, 내 발, 내 손을 잡았던 순간들, 발밑으로 느껴졌던 물컹했던 감촉, 물건들과 죽은 시체가 타는 냄새 등을 반복적으로 재 경험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른 사람들은 살아남지 못하고 자신만 생존했다며 죄책감을 느끼는 모습을 공통적으로 나타냈습니다. 뿐만 아니라, 당시 인명 구조 활동에 나섰던 119 소방대원들과 피해 지원을 위해 나섰던 여러 자원봉사 단체 등에서도 이러한 장면을 보고 듣고 느끼며, 상당한 외상을 경험하였습니다. 이러한 분들은 인명 구조 당시는 이러한 심리적 충격을 억눌러 왔다가 구조활동이 끝난 후 쉬는 시간, 집에 간 이후 등 이러한 장면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우울감, 죄책감 등을 경험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구조활동을 했던 119 소방대원들의 경우에는 신체가 손상되는 모습 및 기타 잔해 등을 직접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고, 더 구하지 못했던 사람들, 살려달라고 손을 내밀던 사람들을 보며 상당한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였습니다. 이에 따른 외상 경험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하였습니다. 따라서, 종사자들의 적절한 심리적 충격 완화 프로그램이 필요한 상태이나, 아직은 우리나라에서 구조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원은 미비한 상황입니다.
자동차 사고 역시 우리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외상 사건에 포함됩니다. 가족들과 함께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옆에 앉았던 사람이 죽어가는 것을 목격하는 일이나, 갑작스럽게 달려오는 차량에 상해를 입었던 경험 등은 사고를 경험한 본인 뿐 아니라 상당한 스트레스적인 상황이 되며, 특히 이러한 사고로 인하여 주변인이 사망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죄책감 등으로 인하여 상당한 우울감이 초래되어 사회적인 활동이나 대인관계의 위축, 우울증으로 인한 심리치료 등이 필요하게 되는 등 상당한 심리적 불편감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스스로 이러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으나, 아동의 경우에는 이러한 외상 사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고, 내적 자원이 아직 부족하기에 효과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습니다.
「만 4세의 남아, 주원이는 아빠와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낙석사고가 났습니다. 당시에 운전석에 떨어진 큰 돌 때문에 주원이의 아빠는 병원 응급실로 수송되었지만, 결국 사망하였습니다. 엄마는 우울해하며 집에만 있으려 했으며, 주원이는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환히 웃으며 야구 글러브를 손에 쥐어주곤 “봄이 오면 함께 야구 하러 가자”고 했던 아빠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이제는 봄이 왔어도 야구를 가르쳐주고 함께해 줄 아빠가 세상에 없었습니다. 아버지날과 주원이의 생일이 돌아왔고, 학교 입학식도 지나갔지만, 항상 함께 있어주마 약속했던 아빠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이 예시에서 나온 아이와 같이 발달 중 지속적으로 아빠와 관련된 물건을 보거나 만지거나, 아빠가 떠오르게 될 때, 당시 경험했던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도 동일한 크기의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또한, 사고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여 “내가 학교에 가고 난 다음 우리 엄마가 나와 같은 사고를 당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 등을 하며 엄마의 안전을 확인하고자 하는 행동을 자주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들은 아동으로 하여금 엄마와의 분리에서 불안을 초래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한 등교거부와 같은 2차적인 문제를 발생시키기도 합니다.
또 다른 예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조두순사건’과 같은 성폭력 사건도 개인에게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하는 외상적 사건에 해당합니다. 성폭력 피해는 특성상 타인에게 밝히기 어려운 면이 있어 밝히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만, 이러한 조치는 적절한 것이 아닙니다. 특히, 아동의 경우에는 성폭력 피해와 같은 외상적 사건으로 인한 충격을 적절하게 치료해 주지 못한다면, 아동은 우울감을 느끼고, 대인관계 상에서 위축된 모습을 보일 수 있으며, 집중력 저하로 인하여 학업에 몰두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이렇듯, 개인적인 외상적 사건 혹은 재난사고와 같은 상당한 심리적 충격을 초래하게 하는 사건들은 개인의 기억에 신체 감각과 강렬한 정서로 조각조각 분리된 채 그대로 남아있으며,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지 못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를 통해 공포를 덜 경험하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건들은 유사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심리적인 불편감을 초래하며, 이로 인하여 원활한 사회적응을 어렵게 합니다. 따라서, 자신의 신체적 감각 및 정서 등을 통합하고, 자신의 불편감을 적절히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도록 적절한 기관의 방문 및 상담을 통하여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각각의 외상적 사건에 따라 전문화된 기관이 다르므로, 각 기관을 확인하신 뒤 방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교통사고로 인하여 심리적 불편감을 경험하시는 경우에는, 정신과 전문의와의 진단을 통한 약물처방이 도움이 될 수 있으며, 현재 정확한 심리 상태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약물 처방에 보다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본원 3층 임상심리연구소에서 진행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를 통하여 사고로 인한 공포감, 어려움 등에 대하여 표현하고, 자동차 사고와 관련하여 생긴 불편한 상황(예) 모든 차들에 대한 공포, 경적 소리에도 심하게 놀람 등)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본원 2층의 One-Stop 지원센터에서 피해자들을 위해 진술 확보 및 법률적인 대응, 치료적 개입까지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성폭력 피해를 입으신 직후에는 One-Stop 지원센터를 방문하시면 도움을 받기 쉬우며, 아동의 경우 피해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다그쳐 묻는다면 진술 상의 신뢰도가 저하되므로 캐묻지 마시고 바로 One-Stop 지원센터를 찾아 보다 전문적이고 효과적인 도움을 받아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규모 재난상황에 대비하여 국가적으로 대규모의 전문적인 인력을 통한 개입이 요구됨에 따라, 현재 국가에서는 재난피해자심리지원센터를 각 지역에 설치하였습니다. 현재 제주도 내에는 본원 3층에 있는 임상심리연구소가 제주도청과 협약을 맺어 재난심리지원센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난 상황을 경험하거나 목격하신 분들, 또는 그로 인해 구조활동을 하셨던 분들 중 심리적 충격을 경험하신 경우에는 본원 3층을 방문하시어 1:1 상담 혹은 집단 심리 치료 등과 같은 보다 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개인의 심리적 불편감을 해소하실 수 있습니다.
<김지윤・임상심리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