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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 생과 사를 가르는 시간입니다 (1)
작성일 2011.08.12
조회수 1,171

성서에 나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Lord Frederick Leighton이 그린 Elisha Raising Son of the Shunamite라는 제목의 그림이다.


Shunamite의 아들이 어느 날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면서 기절을 한 후 수 시간이 지나 죽어버렸다. 이에 그의 어머니는 아이를 Elisha에게 데리고 왔다. Elisha는 아이를 침대에 눕힌 후 신에게 기도를 하고 그의 입을 아이의 입에, 그의 눈을 아이의 눈에 맞추고, 그의 손을 모아서 아이의 몸에 댄 후 허리를 구부렸다. 그러자 아이의 몸이 따뜻해지고, 침대에서 내려와 방 안을 걸은 후 Elisha에게 몸을 기댔다. 그리고 재채기를 7번 하고 눈을 떴다.


이 이야기는 서양에서 ‘재채기’를 하면 ‘God bless you!(신이 당신에게 은총을!)라고 말을 해주는 기원이 되었다고 하며, 최초의 심폐소생술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5월 8일 제주 유나이티드 소속의 신영록 선수가 경기도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당시 경기장에 있던 본 센터 소속 간호사 2명을 포함 트레이너 등에 의해서 기본적인 심폐소생술이 시행되며 사고 발생 7분 만에 응급의료센터로 후송되었고, 응급의료센터에서 대기중이던 의료진에 의해 응급의료센터 도착 1분 후, 의식을 잃고 쓰러진지 8분 후 제세동 치료를 받고 정상적인 심박동이 회복된 상태로 응급 중환자실로 긴박하게 이송되었습니다.


 그리고 응급 중환자실에서 저체온 수면 요법과 간질 억제 치료가 병행으로 시작되었고 이후 폐렴, 패혈증, 전해질 불균형 등의 여러 합병증으로 수차례 위기를 맞기도 합니다.


 길고 힘들었던 치료 과정을 잘 이겨내고 신영록 선수는 온 국민이 기대와 염원에 보답이라도 하듯 2011년 6월 27일 사고발생 46일 만에 의식을 회복하였고 현재는 서울삼성의료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신 선수의 치료 초기부터 참여한 필자를 비롯하여 간질억제와 의식회복을 위해 수고하신 전종은 신경과과장, 호흡기계 치료를 담당하셨던 송성헌 호흡기내과과장, 그리고 원장님 이하 병원 관계자들의 수고와 노력도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하지만 신영록 선수가 회복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생각해본다면 ‘초기부터 적절하게 시행된 심폐소생술’이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봅니다.


 많은 분들에게는 아직도 가슴 아픈 기억임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과거의 사건들을 되짚어 보고자 합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古 임수혁선수와 성우 장정진 씨를 기억하고 계십니다. 롯데자이언츠의 포수였던 임수혁 선수는 2000년 4월 18일 잠실야구장에서 경기도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후 10년이 지난 2010년 2월 7일 그토록 깨어나기를 바라던 가족과 동료, 팬들을 뒤로한 채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2004년 10월 11일 방송녹화도중 떡이 기도에 걸려 운명을 달리한 성우 장정진 씨 역시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잊을 수 없는 충격적인 사고로 남아있습니다.


 당시에 사고 현장을 기록한 자료들을 보면 임수혁선수가 쓰러진 직후에 적절한 응급 치료 및 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주변 사람들이 한 것이라고는 들것에 환자를 실은 뒤 팔다리를 주무르는 것밖에 없었습니다. 장정진 씨의 경우에도 기도에 있는 이물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병원으로 이송하기에 급급했습니다.


 더군다나 두 경우 모두 초기 응급처치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뿐만 아니라 그나마 응급치료가 이루어질 수 있는 병원으로의 이송도 교통체증과 응급의료체계미비로 인해 상당시간 지체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의 예를 들지 않아도 응급상황에서의 결과는 크게 둘로 나뉘게 됩니다. 어떤 이들은 회복되고 어떤 이들은 추억으로만 남게 됩니다. 무엇이 이런 운명을 결정하는 걸까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초기부터 적절하게 시행된 심폐소생술’이 가장 큰 역할을 하며 이외에도 ‘빠른 제세동 치료’, ‘정확한 전문적인 처치’ 등이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병원 밖에서 발생하는 심정지의 80% 정도는 집안에서, 나머지 10~15% 정도는 공공장소에서 일어납니다. 과거 심폐소생술은 당연히 의료인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대부분 심정지의 발생장소가 집안임을 생각할 때 집집마다 의사를 상주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 심폐소생술을 의료인뿐만 아니라 의료계 종사자들 나아가 일반인에게까지 확대하여 교육해야겠다는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고 현재 외국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심폐소생술 교육이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가족이 갑자기 쓰러져서 의식을 잃었으나 가족 중 심폐소생술을 교육받은 일반인이 적절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여 기적적으로 소생한 경우들이 종종 언론에 보도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예전부터 병원 전 응급처치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일반인 혹은 경찰, 소방관, 공무원, 교사, 스포츠 관련업 종사자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심정지 환자의 가장 흔한 원인은 심실세동(心室細動, 심장의 박동 중 심실의 각 부분이 무질서하게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는 상태)을 비롯한 치명적인 부정맥들이고 이러한 치명적인 부정맥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제세동(除細動), 즉 세동(細動)을 없애는(際),이 가장 효과적이고 확실한 치료방법으로 알려진 이후에는 자동으로 제세동을 시행할 수 있는 자동체외제세동기의 개발 및 보급, 설치의무화에 대한 노력들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를 통해 2005년 AHA(American Heart Association, 미국심장학회)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본인명구조술에 자동제세동기 사용 과정을 포함한 새로운 기본인명구조술 교육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법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의 대상과 범위를 지정하였고 공공장소에 자동체외제세동기의 비치를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심폐소생술을 교육받은 일반인에 의해 상세불명의 의식변화나 심장정지 환자에게 적절한 병원 전 처치(기본인명구조술과 자동체외제세동기)가 이루어져 많은 소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참고> 정부는 2008년 5월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응급환자를 일반인이 심폐소생술 등으로 응급 처치하다 사망하더라도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는 소위 ‘선한 사마리안 법’을 통과시켰다.

 

주> 심폐소생술은 포괄적인 의미로 이 안에는 기본인명구조술(BLS; Basic Life Support)을 포함하여, 전문심장구조술(ACLS;Advanced Cardiac Life Support), 전문외상구조솔(ATLS;Advanced Trauma Life Support), 전문소아구조술(PALS;Pediatric Advanced Life Sipport)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문이상 응급의료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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