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통합검색 검색 아이콘
전체메뉴

질환 정보

위암과 헬리코박터균
작성일 2019.10.29
조회수 907

정기적인 위내시경으로 적절한 검사·치료 필요

위암과 헬리코박터균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3대 사망원인은 암, 심장질환, 폐렴으로 총 사망자의 45.0%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암은 26.5%로 사망원인 1위이며 전년대비 0.2% 증가하였다. 이에 국가에서는 국가 암검진 사업을 통하여 우리나라 국민의 사망원인 1위인 암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유도함으로써 암의 치료율을 높이고 암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암의 종류별 사망률을 보면 폐암, 간암, 대장암, 위암, 췌장암 순이며 4위에 해당하는 위암(발생률은 1위)의 조기검진을 위해 국가에서는 검진 사업으로 만 40세 이상 남녀에서 2년에 한번씩 위내시경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단, 위내시경검사를 실시하기 어려운 경우 위장 조영검사를 선택적으로 시행) 실제로 이러한 사업의 덕택으로 위암의 조기발견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는 환자의 예후와 직결되는 부분으로 정기적인 위내시경의 시행이 위암의 조기 발견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예방의학적으로 2차예방(질환이 이미 발생한 개인에게서 질환이 더욱 진행하기 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를 하는 예방법)에 해당하며 보다 근본적인, 1차예방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 중에 최근에 화두가 되는 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다. 

 

 2018년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최일주 박사 연구팀은 조기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를 제균하는 경우 위암의 재발 위험이 50%로 감소하고, 48%의 환자에서 위암의 위험인자인 위축성위염도 호전된다는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이는 의학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의 의학저널인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려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연구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것, 그리고 위암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는 위축성위염이 호전됨을 고위험군인 조기위암 환자에서 증명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이란 위의 유문(파일로리) 부위에 사는 나선(헬리코) 모양의 균(박터)을 말한다. 주로 위장점막에 서식하면서 상피세포를 손상시키고 증식 속도가 느리지만 움직임이 빨라 염증을 일으켜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선암, 위림프종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전 세계 인구 반수 이상이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하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 보고에 의하면 성인 남자의 절반(47%)이 갖고 있고 여자는 10명 중 4명(42%)이 감염돼 있다고 한다. 그나마 위생 환경이 좋아지면서 10여 년 전 60%를 넘었던 상태에서 15% 정도 낮아진 상황이다.

 

 감염은 주로 아동기에 일어나며, 가족 내 감염이 중요한 감염경로로 추정된다. 성인의 키스, 술잔 돌리기, 음식 함께 먹기 등으로 옮길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려진 감염경로는 구강 대 구강 감염, 항문 대 구강 감염, 식수를 통한 감염, 동물을 통한 감염, 의료행위를 통한 감염 등이 있다. 구강 대 구강 감염은 대부분이 가족 내에서 어른이 아이에게 전염시키는 수직전염 방식으로, 대부분이 2-6세 이전에 일어난다. 성인에서의 수평전염은 점막에 상처를 내는 내시경 조직검사, 치과 시술시 전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며, 이외에도 비감염자가 구강이나 위장관 점막에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균주량이 아주 많은 감염자와 술, 음식 등을 함께 하면 옮을 위험성이 높아진다.  

 

 진단은 위내시경을 통한 방법으로 조직검사, 신속요소효소검사(CLO 검사)가 있으며 그 외의 방법으로 혈청학적 검사, 요소호기검사(Urea breath test)가 있다. 

 

 헬리코박터의 치료는 두 종류의 항생제와 한 종류의 위산분비억제제를 1주간 투약한다. 주로 항생제 때문에 설사 등 위장장애나 알러지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개인차는 크다. 심하면 약을 중단해야 하겠지만 경한 위장장애만 있는 경우는 제균율을 높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약을 정해진 대로 전부 복용을 해야 한다. 최근 국내 항생제 내성의 증가로 제균 성공률은 80% 전후이다. 치료가 잘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치료 종료 후 일정 기간이 지나 요소호기검사를 한다.

 

 헬리코박터 제균치료 4대 급여 적응증 (소화성 궤양, MALT 림프종, 조기위암 내시경 치료 후,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이외에는 인정 비급여 (100/100, 전액 환자 부담) 로 치료를 할 수 있다.

 

 위암의 위험인자는 매우 다양하며 (짜게 먹고 과일, 야채 등의 섭취가 부족한 식습관, 비만, 흡연, 술, 유전적 요인 등) 위암의 발생에 한가지 요인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단편적으로 한가지 위험인자에 주목하고 헬리코박터가 위암 발생원인에 전부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는 헬리코박터균을 확실한 발암인자(class I carcinogen)로 규정하고 있음은 분명하다. 이에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임상적으로 적절한 시기에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하고 필요 시 소화기내과 전문의와 상의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태훈 소화기내과장>

 

이전글
2019.12.03
다음글
2019.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