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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바이러스의 다른 얼굴, 수두와 대상포진
작성일 2017.04.21
조회수 1,610
같은 바이러스의 다른 얼굴, 수두와 대상포진
3. 대상포진 백신


지난 호에서 면역 저하 환자 및 노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백신인 폐렴 백신을 소개한 데 이어 이번 호에는 최근 가장 성, 노년층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대상포진 백신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원칙적으로 대상포진은 인생의 어느 시기에 나타나는 지에 따라 다른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알려진 대로, 수두 (Varicella)는 수두바이러스, (학명 : Herpes zoster ) 가 일으키는 전염병으로 아동들에게 있어서는 수포를 포함한 피부 병변과 발열 등의 임상증상으로 비교적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병인 반면, 수두를 앓은 적이 없는 성인이나 면역억제 상태인 사람들에게는 뇌침범이나 폐렴 등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심각한 병이며, 특히나 임신 중 감염은 아기에게 태아 기형이나 피부의 흉터 형성 , 유산 등을 초래할 수 도 있는 심각한 질환이다. 또한 수두는 영,유아 국가 접종에서 수두 예방 접종을 1회 시행함에도, 가장 신고가 많이 되는 전염병 1위를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1회냐, 2회냐 하는 백신 회수에 관한 논란 등은 이번 호에서 언급하지 않는다.) 

수두의 증상은 발병 초기에는 갑작스런 미열, 콧물, 전반적으로 편치 않은 느낌 그리고 피부 발진이 생기기 시작하여 작은 점 크기로 피부가 도톨 도톨 솟았다가, 물집, 딱지로의 변형이 일어나며 여러 가지 형태가 모두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바이러스 질환 중에도 가장 전염력이 큰 호흡기 전염이고, 그래서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수두 기왕력이 없는 경우에는 무척이나 전염이 잘 되는 병이다. 그러나 이런 수두를 어린 시절 가볍게 앓고 지나가게 되면 수두 바이러스는 조용히 사람의 감각 신경계(sensory nerve system) 에 잠복하여 살게 되는데, 이렇게 숨어있던 바이러스가 스트레스라던가, 수면 부족, 타 질병의 동반 등 소위 상대적 면역 저하 상태가 되면 그 신경절을 타고 나와 활동성을 갖게 되며, 이것이 바로 대상포진이다. 그렇기에 대상포진은 수두와 유사한 발진이 그 신경이 분포하고 있는 신체의 어느 한쪽 부위에 띠를 이루면서 나타나게 된다. (사진) 합병증으로는 피부 병변이 다 없어진 후에도 수 주 혹은 수 개월 동안 발진에 수반되었던 통증과 따끔따끔한 느낌이 지속되며, 심지어 일상 생활을 방해할 정도의 괴로움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대상 포진 후 신경통(postherpetic neuralgia) 라고 한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전염력이 가장 심한 공기 매개 감염이기에 감염된 사람의 피부 발진과 직접 접촉하면 이 바이러스에 전염되어 수두를 앓을 수 있고, 그래서 환자를 보는 의료진들은 필수로 수두 항체 검사와 접종을 권고 받기도 하는 질환이다.

한편, 이번 호의 주 주제인 대상포진 백신 ( 상품명 : 조스터 박스, MSD)에 대해 좀더 알아 보기로 하자. 사실 수두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질환을 일으키는 수만 가지의 바이러스 중 몇 가지 안 되는 치료 약제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이다. 항바이러스제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제는 아시클로버이며, 복용 회수를 줄 일 수 있는 팜시클로버라고 하는 약제도 있다. 이렇게 치료약제도 있는 병을 왜 백신까지 맞아가면서 예방하려고 하는 것일까. 이 이유는 그럴 정도로 대상포진이란 병이 60세가 지나면 약 30% 이상의 노인들이  통증 심한 대상포진에 고통을 받고, 80세 이상의 노인들은 50% 이상이 이를 경험하게 되는, 그야말로 노인들에게 가장 흔하고, 괴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미국에서는 정상 면역을 가지고 있는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국가에서 무료접종을 실시하여, 중증 대상포진으로의 진행이나, 대상포진 후 동통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대상포진 백신은 한 가지 중요한 주의 사항을 가지고 있는데, 백신 자체가 수두 균주를 농축하여 주는, 말 그대로의 생백신이라는 점이다. 또한 초기 허가 사항 자체도 50세 이하의 성인에게는 적응증이 없는, 즉, 건강한 60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권고되는 백신이라는 점이다. 즉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암환자라든가, 임산부 같은 생백신의 금기 사항이 있는 군들에게는 절대 금기 백신인 것이다. 또 한 가지, 그렇다면 한 번 대상포진을 앓았던 사람은 백신을 맞아야 할까? 이 대답은 60세 이상이라도 대상포진을 앓은 지, 3년 미만인 경우는 혈액 내에 수두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역가가 충분하다고 생각하여 권장하지 않는다. 이렇게 대상포진 백신은 고가 백신일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조건들이 부합했을 때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감염 전문가의 조언 및 평가를 받은 60세 어르신들에게 권장하고 싶은 백신이다.                        <전윤희•감염내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