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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검사로 보는 허리통증
작성일 2016.06.27
조회수 587
영상소견과 증상 반드시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어
영상검사로 보는 허리통증


오래 앉아 일하는 직장인 A씨는 얼마 전부터 자고 일어났을 때 허리가 뻣뻣하고 통증이 부쩍 심해졌다. 허리에 좋다는 찜질과 마사지를 열심히 했지만 효과가 미미하자 병원을 찾았고 현재 요통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허리 통증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겪는 흔한 증상이다. 반드시 격한 운동을 하지 않더라도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작스럽게 허리를 삐끗한 뒤 걷기조차 어려워지는 경우도 많다.

사람은 통상 5개의 요추(허리뼈)를 가지고 있는데, 요추 가운데로는 뇌에서 나온 신경다발이 지나가고, 층층이 쌓인 요추 사이에는 흔히 디스크(disc)라고 불리는 추간판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이러한 구조물의 이상을 확인하기 위해 여러 종류의 영상 검사를 권유받게 된다. 환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과연 이러한 검사가 효과적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지 궁금해지게 마련이다. 이 글을 통해 다양한 영상검사로 무엇을 확인하고 진단하여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해보도록 하자.

가장 손쉽게 확인해 볼 수 있는 검사로는 단순촬영(x-ray)이 있다. 요추 단순촬영으로 허리뼈의 전반적인 형태를 살피고 정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디스크를 직접적으로 볼 수 없는 한계가 있지만 뼈와 뼈 사이의 간격이 정상적으로 유지되어 있는지를 확인하여 디스크의 상태를 간접적으로나마 유추할 수 있다. 한편 단순촬영 검사를 받을 때 허리를 앞뒤로 구부렸다 폈다 하면서 찍는 이유는 척추의 불안정증과 미세한 척추전방전위증을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단순 촬영은 적은 비용으로 짧은 시간에 검사를 마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받게 되는 검사라 할 수 있다.

컴퓨터 단층촬영(CT)은 요추와 그 주변 연부조직을 가로, 세로 2~3 mm 간격으로 촘촘히 잘라서 들여다보는 검사이다. 단순촬영과 마찬가지로 x-ray, 즉 방사선을 이용하는 검사이지만 단순촬영이 요추의 그림자를 보는데 그치는데 비해 CT는 높은 해상도의 영상으로 보다 정밀한 판독이 가능하다. 따라서 뼈의 골절 여부, 뼈와 관절에 생기는 골극이나 석회화 같은 퇴행성 변화 확인에 유용하다. 디스크의 모양이나 상태까지도 확인할 수 있으나 척추강 내부에서 뼈 사이로 지나가는 신경 다발을 보기에는 제한이 있다. 요추 단순촬영과 비교하여 3~6배 가량의 방사선 노출량이 발생하며, 이러한 이유로 임산부에서는 시행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자기공명영상, 즉 MRI 는 척추강 내외부의 신경 압박이 의심되거나 뼈, 신경 및 주변 연부조직의 종양이나 감염이 의심될 때 시행하게 된다. 허리통증은 휴식과 약물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위와 같은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필요한 경우 조영제라는 약물을 혈관으로 주입하여 이상부위의 상태를 더 자세히 관찰한다. 튀어나온 디스크 또는 뼈와 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압박되는 신경을 직접 볼 수 있고 인대와 근육의 상태까지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지속되는 허리 통증과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의 원인을 찾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들고 촬영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방사선 노출이 없고 방치할 경우 위험한 요통 원인을 조기에 감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체내에 심장박동기나 혈관코일, 스텐트와 같은 금속물질을 삽입한 경우 MRI 촬영 가능 여부에 대해 의사와 상의해야 하며, 폐쇄공포증이 심한 경우 진정약물 주입 후 검사하여야 할 수 있다.

요추 MRI를 반드시 시행해야 하는 경우
    대소변을 참을 수 없거나 대소변을 볼 수 없을 때
    통증과 열이 동반될 때
    암 진단 경력이 있을 때
    최근에 심한 외상의 병력이 있을 때
    요통, 다리의 위약감과 감각 이상이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점 심해질 때

지금까지 허리 통증 환자에서 흔히 활용되는 영상검사의 역할과 특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각 검사는 고유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에 절대적으로 우월한 검사는 없다고 볼 수 있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문제는 영상 소견과 증상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허리 통증이 전혀 없는 사람의 MRI에서 디스크 손상이 발견될 확률이 64퍼센트였다고 한다. 반면 심한 허리 통증이 호소되어 검사를 받았지만 영상에서 특별한 이상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결과는 MRI에서 보이는 이상 소견이 내 증상의 원인이 아닐 수 있으며, 검사 결과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주치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뢰를 쌓고 꾸준한 진료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인 허리 통증 치료에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 하겠다. <심지수•영상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