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온도로 치료시 전이재발암에 효과
온열치료와 전이암
암은 전이암과 원발암으로 나눌 수 있다. 전이암이라는 것은 우리 몸에 암이 생기면 원래 생긴 암으로부터 암세포가 떨어져 나와 핏속이나 임파관을 따라 돌아다니다가 혈관이나 임파관에 걸리게 된다. 이렇게 정상 조직 내 혈관 속에 걸린 암세포는 자체적으로 다시 크게 자라 커다란 암을 만들게 되는데 이러한 암을 원래 생겼던 암과 구분하여 전이암이라 한다. 그리고 이런 전이암을 유발하는 암 종괴를 원발암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대장에 암이 생기면 이 대장암을 원발암이라고 하고 이 대장암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암이 간에 붙어서 다시 암 종괴를 형성하면 이 암은 간에 생긴 암인데도 불구하고 간암이라고 하지 않고 간의 전이암이라고 하는 것이다.
전이성 간암은 간에서 발생한 간암과는 전혀 성질이 다르고 원래 떨어져 나왔던 대장암과 조직학적으로나 암 성질이 같다. 즉 한국사람이 미국에 가서 살더라도 한국사람 인 것 같다.
전이암이 임상에서 중요한 것은 전이암이 발견되면 말기암이라 하여 완치가 매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암의 병기를 분류할 때 대체적으로 암에서 1기는 작은 것을 말하며 2기는 크기가 좀 큰 것을 말하며 3기는 크기와 관계없이 임파선에 번지게 된 것이고 4기는 크기가 임파선의 침습여부와 관계없이 암이 전이되면 무조건 이에 해당된다.
1기와 2기는 완치가 가능하나 3기는 완치가 힘들며 4기가 되면 대부분 환자에서 암치료는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런 4기 환자들에게 온열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그 과학적 근거는 다음과 같다.
1969년 스트라우스 박사가 동물실험에서 두 곳에 암이 생겼을 경우 한쪽 암에 대해 온열치료를 하게 되면 치료받은 한쪽 암이 없어진다는 것은 물론 열을 가하지도 않은 다른 쪽 암도 저절로 치료되는 것을 목격했다. 그리고 1971년에 골든버그 박사도 쥐의 오른쪽 턱암을 온열치료 했더니 치료하지 않은 왼쪽 턱암도 없어지는 것을 똑같이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이 생기는 것은 온열치료를 하게 되면 열에 의해 손상된 암 세포들이 항원으로 작용하여 암에 대한 항체를 피속에 많이 만들게 되고 이런 항암 항체가 온몸을 돌아다니다가 다른 쪽에 있는 암을 공격하여 치료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런 항체들은 전이성암이 옮기지 않게끔 혈증 내에 있는 전이성 암세포를 죽이며 더 나아가 기존의 다른 곳의 전이성 암 종괴도 공격하여 치료하게 된다. 그래서 치료를 하지 않은 부위의 암 종괴도 저절로 죽어 버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다.
1981년 톰슨 박사에 의하면 온열로서 손상된 암세포는 일반 암세포보다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킨다고 보고하고 있으며 이러한 강력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면 이러한 강력한 면역 반응 물질들에게 강력한 암 치료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온열과 연관되어 있는 면역 세포의 대표적인 세포는 세포성 면역 세포들이며 대식 세포 또한 관련이 있고 자연살해 세포의 기능도 항진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온열치료에 의한 강력한 면역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주의 점이 있다. 1988년 센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쥐의 전이성 폐암에 대하여 전신 온열치료를 한 결과 마취를 한 쥐는 별로 효과가 없었던 반면 마취를 하지 않은 쥐는 100% 암이 전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미뤄볼 때 온열치료를 할 경우에는 마취를 깊게 하지 않는 것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왜 그런지는 밝혀지지 않지만 아마도 마취약의 성분이나 마취하게 되면 영향을 받는 온도 중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온도 중추가 마비되면 우리 몸이 열에 대해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면 그 온열효과가 반감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온열치료로 전이암을 치료할 때는 몸의 중심온도가 매우 중요한데 동물실험에서 동물의 중심성 체온이 42.5도 이상 되면 보통 때보다 전이암이 악화되어 증가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전이성 암세포들이 피 속을 돌아다니다가 혈관 벽에 일단 붙어야지 전이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온열치료를 하면 암세포들이 피 순환이 빨라지기 때문에 잘 돌아다니게 되고 또한 인터류킨 등의 생성이 많아져 암세포를 혈관내피 세포에 잘 붙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온열치료를 할 때 중심 체온을 조금 낮추면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온열 치료 시 암전이가 잘 된다는 일부 동물 실험결과는 이러한 현상 때문에 실제로 환자치료 중에는 동물 실험처럼 잘 발견 되지 않는다.
그래서 온열 치료 시 무조건 높은 온도가 치료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너무 강하게 온열치료를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온열치료는 필히 온열 전문의에게 주의 깊게 환자의 치료 온도를 감시받으면서 신중하게 진료를 받아야 된다. 이렇게 온열 전문의에게 적정 온열 진료를 받으면 원발성 암 과 마찬가지로 전이암에서도 좋은 온열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최일봉․방사선종양학과 과장․WE병원 병원장․2016아시아온열학회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