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상식-에볼라 바이러스 바로 알기
서아프리카 덮친 죽음의 공포…감염예방이 최선
8월 5일자 신문 헤드라인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우리 국민들이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각계 전문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라며, 국민건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기사가 실렸다. 전염병 하나가 신문의 헤드라인, 9시 뉴스의 첫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 자체만 봐도, 서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이 낯선 이름의 감염질환이 얼마나 최근 전지구적인 이슈가 되었나를 알 수 있다. 뒤돌아보면, 지금으로부터 약 20여년 전, ‘아웃 브레이크’라는 영화가 있었다. 거대한 우주복 같은 방역복을 입은 미국 질병관리본부 연구진들이 치사율 100%의 피를 토하면서 처참하게 죽어가는 바이러스 대재난과 싸우는 영화였는데, 아마도 대중들의 기억에 에볼라 바이러스라고 하는 흔히 듣지 못하는 바이러스 이름을 알게 해준 재난영화였을 것이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 슬금슬금 아프리카 기니 주변에서 보고되기 시작한 에볼라 출혈열(Ebola haemorrhagic fever)은 2014년 7월 31일, WHO 보고에 따르면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지역에서 1,323명 감염, 729명 사망이라는 치사율 55%의 상상하기도 어려운 수준의 감염질환으로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으로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은 높지만 전파력이 약해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처럼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관측하고 있다.
에볼라 출혈열은 필로바이러스과 (Filoviridae family)에 속하는 에볼라 바이러스(Ebola virus)에 의한 감염 질환으로, 1976년 처음 발견된 아프리카 콩고 공화국의 강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바이러스이다. 2012년 까지 약 2,400여명의 발생으로 그 감염 수가 최근까지 많지는 않았으나 치사율이 적게는 25%에서 심한 경우 90%까지 이르고 지금까지 자연 숙주에 대한 정보가 밝혀지지 않았으며, 예방 백신 및 치료용 항바이러스제도 아직 없는 상태이다. 인플루엔자나 홍역처럼 감염률이 높은 호흡기 바이러스와는 달리, 에볼라 바이러스는 감염된 사람, 혹은 침팬지, 고릴라 같은 동물들의 체액이나 분비물, 혈액이 직접 접촉이 감염 경로로 알려져 있고, 무증상자로부터는 감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한 미국인 치료진에게 문제가 생겼던 예처럼, 에볼라 환자 치료 중 개인보호장비(장갑, 마스크, 가운 등) 미착용 등으로 인한 의료진의 병원 내 감염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들에게도 철저한 보호장구 착용이 권고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2~21일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주요 임상증상으로는 다른 바이러스들이 보이는 증상과 유사하게 갑작스런 발열, 오한, 두통 같은 바이러스성 전신 증상과 더불어 오심, 구토,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병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흔한 증상과 더불어 전신에 출혈이 나타나면서 면역체가 파괴되고 1주일에서 10일 사이에 쇼크나 혼수상태, 출혈 등으로 사망에 이르는 빠른 임상 진행을 보인다. 아직까지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에볼라 바이러스의 예방은 일반적인 감염병 예방수칙인 손씻기 및 환자 발생 시 환자의 체액이나 가검물 접촉 금지, 그리고 의심 환자의 병원 격리 치료 등을 통해 2차 감염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겠다.
위에서 언급되었듯, 에볼라출혈열은 호흡기 전파가 아닌 혈액이나 체액의 밀접한 접촉에 의해 전파되므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에볼라출혈열 발생국가에 대한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출국하는 해외여행자들을 대상으로 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우리나라 입국자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였다. 4월부터 바이러스성출혈열(에볼라) 대책반을 구성하여 국외 및 국내 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추적조사 및 역학조사에 대한 지침을 수립하여 국내유입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그 진단 검사를 준비하며, 국가지정 격리 병상 등을 준비해 놓고 있다.
사족으로 덧붙이자면, 에볼라출혈열 문제뿐 아니라, 아프리카는 여전히, 여러 가지 감염질환이 만연한 곳으로, 여행 및 방문 시에 여러 가지 사전 준비가 필요한 지역이다. 기본적으로 외출 시 손 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안전한 음료수 마시기, 충분히 익힌 음식 섭취 등 해외여행안전수칙을 준수하는 것뿐 아니라, 여행 전 사전 준비를 위하여 질병관리본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해외여행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http://travelinfo.cdc.go.kr)」정보를 검색하거나 또는 스마트폰에서 ‘질병관리본부 mini’ 앱(App)을 설치하여 실시간 질병 발생정보와 예방요령 등을 확인, 대비하여야 한다. 또한 최소한 2주 이상 전에 감염 내과를 방문하여 필요한 백신과 말라리아 예방약제 등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에볼라출혈열 발생국가 방문 후, 발열 및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 입국 시에는 공항만 국립검역소 검역관에게 신고하고, 귀가 후에는 가까운 보건소 또는 질병관리본부 생물테러대응 핫라인(043-719-7777)으로 신고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기억하도록 하자.
<전윤희∙감염내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