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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련 발생하면 호흡 편안하게 해주고 기도 유지
작성일 2014.09.30
조회수 989

경련 발생하면 호흡 편안하게 해주고 기도 유지
-열성 경련-

 

소아의 뇌는 열에 의해 전기적으로 쉽게 흥분하기 쉬운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열이 나면 경련이 발생하는 경우가 흔히 있습니다. 이렇게 열에 의해 초래되는 경련을 열성 경련이라고 합니다.


열성 경련은 만 3개월에서 5세 사이의 소아에서 열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경련이라고 정의되며 전체 어린이들의 5~8% 정도가 경험하게 되는 흔한 질환입니다. 그러나 뇌막염이나 뇌염 같은 뇌의 염증성 질환과 전해질 이상 등의 대사성 질환에 의해 초래되는 경련은 이 나이에 열이 나면서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열성 경련이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열성 경련은 거의 대부분이 2~3분 이내에 멈추고, 또 2~3분 정도의 경련이 아이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으므로 대부분의 아이들에서 첫 2~3분 동안에는 경련을 멈추게 하는 조치가 특별히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련을 하면 아이가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자기 호흡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게 되고 호흡에 관여하는 근육에 강직이 오기 때문에 꼭 끼는 옷 같은 것을 풀어 주어 숨쉬기 쉽게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입안에 분비물이 증가하고, 간혹 토할 경우 토사물이 함께 기도를 막아 질식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아이의 고개를 옆으로 돌려주어 입안의 내용물이 밖으로 쉽게 흘러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경련은 뇌에서 발생하는 현상이기 때문에 이때 억지로 팔다리를 피려 하거나 손발을 바늘로 따거나 주무르는 행위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경련이 5분 이상 지속될 경우에는 경련에 의해 뇌 손상이 초래되는 경련 중첩 상태 (경련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상태)로 이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응급처치가 가능한 병원으로 빨리 옮겨야 합니다. 중단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약물 치료가 유일하기 때문에 다른 효과적이지 못한 처치를 하다가 아이에게 뇌손상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바로 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증상이 부분 발작의 형태로 나타나거나, 15분 이상 길어지거나, 발열이 지속되는 기간 동안 2회 이상의 발작이 있으면 ‘복합열성경련’ 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 두 가지 측면을 생각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발열의 원인으로 뇌수막염, 뇌염과 같은 중추신경계 감염증을 감별해야 합니다. 뇌수막염 환자의 약 15% 정도에서 이러한 형태의 발작이 나타나는데, 뒷목이 뻣뻣한 뇌막 자극징후, 반복되는 구토, 의식의 변화, 부분 마비 등의 신경증상 등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되며 특히 12개월 미만인 경우에는 이러한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뇌척수액 검사, 뇌 촬영 등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뇌전증(간질)의 발병 위험에 대한 부분입니다. 여러 연구를 통해 복합열성경련이 뇌전증 발병의 위험요소가 된다고 인정하고 있으나, 그 위험의 정도는 매우 낮습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추후 뇌전증 발병의 위험성을 알아보기 위해 뇌파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열성 경련이 발생했을 때 부모님들의 걱정 중 하나는 경련으로 인해 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대개 5~10분 이내에 끝나는 경련은 뇌에 손상을 초래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경련이 30분 이상 오래 지속될 경우, 또 열이 매우 높거나 호흡이 아주 약한 상태 등 다른 조건들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30분 이내라 하더라도 뇌 손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의 또 다른 걱정은 뇌전증 (간질)과의 연관성입니다. 열성 경련이 없었던 아이들에서 후에 뇌전증이 발생하는 비율이 약 0.5~1% 정도인데 비해 열성 경련이 있었던 아이들은 약 3%에서 뇌전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열성 경련의 형태가 복합 열성 경련이었다거나 대뇌 기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경우, 집안에 뇌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있을 경우에는 후에 뇌전증으로 이행되는 경우가 좀 더 높아 일반적인 경우의 12배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열성 경련은 대부분 신경학적 후유증을 남기지 않는 경과가 매우 좋은 양성 질환입니다. 열성 경련은 세 명중 한 명꼴로 재발하는데, 자주 재발하게 되더라도 대개 5세를 넘어가면 자연히 사라지게 됩니다. 하지만 성장기 소아의 뇌에 손상을 입힐 수 있고 뇌기능의 저하를 유발시킬 수 있으며, 반복적으로 발생할 경우 뇌의 해마부위에 변질을 일으켜 간질 발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경우도 있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급성 경련 시 대처가 중요합니다.

<이지현∙소아청소년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