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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작성일 2013.06.28
조회수 1,167

조기 발견이 유일한 대안…완치 어려워 평생 조절해야
소리 없는 시력 도둑 ‘녹내장’
<김형진․안과 과장>


몇 해전 MBC 주말연속극 ‘반짝반짝 빛나는’ 이라는 드라마가 시청률 22%를 기록하며 인기리에 방영되었었다. 극중에서 고두심 씨가 녹내장에 걸려 길어야 1년 짧으면 6개월 안에 시력을 잃게 된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녹내장 말기로 수술불가 상태로 시력을 점점 잃어감에도 불구하고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방송되며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었다. 극중 고두심 씨는 왜 녹내장 말기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게 되었고,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된 것일까?


우리나라에는 약 175만 명 정도가 녹내장을 앓고 있는 것으로 예측이 되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약 3.5%에 해당된다. 그 중에서 23%만이 안과를 방문하여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를 받는 녹내장 환자 중 대다수인 77%가 정상 안압 녹내장이다. 정상 안압 녹내장이란 안압은 정상범위이면서 시신경과 망막 내 시신경섬유층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에는 시력이 저하되고 실명에 이르게 되는 질병으로 회복이 안 되는 병이다. 즉 말기까지는 시력이 저하되는 것이 아니고 시야가 좁아지다가 결국에 실명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에 아무 증상이 없다가 수년 동안 진행되어 말기가 되어서야 시야가 좁아진 증상을 느끼게 되고, 환자가 시력 저하를 느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시신경이 많이 손상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중요한 점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한국인 녹내장 환자가 정상안압 녹내장이기 때문에 진단이 힘들고 치료도 힘든 이유이며, 녹내장을 소리 없는 시력 도둑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다. 또한 극중 고두심 씨가 녹내장 말기가 되어서야 병원을 찾게 되어 결국 실명하게 된 이유이다.


종합건강검진상 안압과 시력에 이상 소견이 없었다고 안심하고 있다가 녹내장이 발견되어 충격을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최근 대한안과학회와 한국녹내장학회에서 녹내장의 위험성을 꾸준히 홍보해 국민들의 녹내장에 대한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으며, 이 때문에 건강검진 항목에 녹내장 검사가 포함되는 추세이다. 건강검진에서는 시력과 안압 측정뿐만이 아니라 ‘안저촬영’을 통해 시신경유두와 시신경섬유층의 손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녹내장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 받게 되면 시신경이 얇아지면서 함몰된다. 함몰이 된 정도와 모양을 보고 녹내장을 의심할 수 있게 된다. 진단은 시신경과 주변 구조물의 변화, 시야검사, 전방각 관찰, 빛간섭단층촬영(OCT) 등의 검사를 거쳐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아직까지 왜 시신경이 정상 안압 범위에서도 손상되는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시신경 혈류가 중요 원인으로 의심되고 있지만 불확실하다. 단, 안압을 더욱 낮춰야만 시력 상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당뇨병 환자가 먹는 약이나 인슐린 등으로 평생 혈당을 조절하듯 평생 안압을 조절하고 시야의 감소를 최소화하는 길 외에는 방법이 없다. 기본 치료인 약물요법의 경우 안약・경구제・주사제 등이 사용되는데, 이런 약제에는 보존제가 포함돼 장기간 사용하면 통증・이물감・건조함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보완한 무보존제, 무균치료제도 개발돼 걱정을 덜었다. 약물은 당장 효과가 느껴지지 않더라도 꾸준히 치료해야 시력을 보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약물요법의 보조적 수단 또는 수술에 앞서 시행하는 레이저요법은 눈을 절개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적고 시술이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요법은 약물이나 레이저로 안압이 잘 조절되지 않거나 빨리 안압을 떨어뜨려야 할 때 시행한다. 최근 의술의 발달로 수술 합병증이 줄어 조기수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약물과 레이저요법 적용 후에 수술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조기진단이 유일한 대안이므로 다음에 해당되는 사람은 정기적인 녹내장에 대한 정밀 검사가 꼭 필요하다.


안압이 정상이라도 녹내장 발생 가능성이 높은 사람
l  녹내장 또는 당뇨병 가족력이 있다.
l  혈액순환이 잘 안 된다.
l  각막이 얇거나 근시가 심하다.
l  혈압이 불안정하다.
l  편두통이나 손발이 찬 말초혈관장애가 있다.
l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고 혈액의 점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