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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으로 알아보는 당뇨병②
작성일 2012.11.28
조회수 1,030

문답으로 알아보는 당뇨병②
당뇨병 초기부터 식사조절∙운동과 함께 약물치료 병행해야


Q2. 당뇨병약이랑 인슐린은 한 번 먹거나 쓰면 평생 먹어야 해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뤄서, 어쩔 수 없을 때 먹으라고 권유받았는데 언제부터 먹어야 할까요?

 

결국 “미루고 미루다 약을 먹을 수 밖에 없는 어쩔 수 없는 때” 라 함은 고혈당이 지속되어 온 몸의 혈관이 다 굳어서 미세혈관 및 대혈관 합병증, 신경합병증 등으로 처절한 고통 속에 처해지는 때를 말합니다. 몸이 다 망가지면 그때서야 치료를 시작하라는 일종의 ‘저주’와도 같은 말을 의료 정보라고 주고 받는 현실, 그리고 그 때문에 의사의 복약 권유를 거부하는 현실을 접할 때마다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당뇨 약물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 약물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몸상태’가 되었기에 합병증 예방을 목적으로 약물 투여를 권유하는 것입니다. 또한 최근의 연구 결과들에 의하면 당뇨병의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남아 있는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을 유지하는데 효과적일 뿐만 아니라 심근경색 뇌졸중, 뇌혈관 질환과 같은 당뇨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을 급격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들이 밝혀졌습니다. 식사요법과 운동요법만으로 혈당을 조절하는 경우에는 조금만 방심해도 혈당 조절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고, 이미 높아진 혈당을 낮추기 위해 혈당 강하제나 인슐린을 강하게 처방할 수 밖에 없어서 부작용의 위험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초기부터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남아있는 췌장의 베타세포 기능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오랫동안 간단한 약으로도 혈당이 잘 조절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뇨병 초기부터 식사조절과 운동은 물론 의사의 권유가 있을 경우 약물 치료까지 적극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당뇨병을 잘 관리해서 오랫동안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Q3. 당뇨병 환자는 다른 가족들과 함께 밥 먹기가 많이 어렵습니다. 저 때문에 다른 가족들까지 환자식을 먹게 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힘듭니다.
     
당뇨병 환자의 식사요법이라고 하면 보통은 특정음식 위주의 특별식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만 사실 식사요법의 기본은 적당한 양을, 제때 골고루 먹는 것입니다. 주의해 야할 음식 또한 일반적으로 건강에 해롭다고 알려진 종류 외에는 특별히 없습니다. 건강식의 실천이 곧 식사요법인 셈입니다. 다만 혈당의 변화를 주시해가며 보다 엄격하게 식사량을 조절해야 하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당뇨병환자라고 해서 먹는 즐거움을 포기할 필요도 없고 실제 당뇨병이 먹는 즐거움을 빼앗는 병도 아닙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당뇨병환자가 먹지 못할 음식은 없습니다. 또한 조리법을 바꾸고 대체 양념류를 이용하면 맛도 얼마든지 낼 수 있는 것이 당뇨식이입니다.


히포크라테스는 “내가 먹는 것이 곧 나”라고 하였습니다. 즉 내가 먹는 것이 나의 몸을 이룬다는 이 단순한 이치를 마음 깊이 깨닫는다면 혀끝의 즐거움만을 쫓는 식생활을 버리게 될 것입니다. 식사요법을 성공적으로 실천하시는 환자들은 결코 과거에 쫓던 기름지고 달고 짠 음식들을 그리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몸에도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을 몸에 맞게 정량 먹음으로써 진정으로 먹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하며 자부심과 행복을 찾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따라서 식사요법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는 고통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잘못된 식습관을 바꾸고 찾는  ‘참으로 건강한 밥상’입니다.


     
진료실에서 환자분과 대화를 나누고 진료를 하다 보면, 진료란 활자화된 지식을 각각의 수많은 개별화된 상황에 응용해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최근 발표되는 많은 논문들과 치료 지침서에서 이야기하는 개별화된 치료(indivisualization)도 사실은 이러한 각각의 상황들에서의 가장 적절한 선택을 유도해나가는 과정이고, 사실 이것은 타인에 대한 이해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해와 치료의 과정에서 당뇨병 치료는 팀플레이가 생명이 되게 됩니다. 상담을 통해 환자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당뇨병에 대한 이해를 돕고 당뇨 식단을 짜고 운동 처방을 해나가는 팀플레이야 말로 진정한 이해와 치료의 과정이 되는 것입니다.

 

즉 당뇨병을 조절해간다는 것은 의사와 당뇨병 전문 교육 간호사, 영양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환자가 팀을 이루어서 서로를 이해하고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선수’, 환자 자신입니다. 감독과 코치가 아무리 노력해도 선수가 잘 뛰지 않으면 결국 경기는 지고 마는 것과 같습니다.


당뇨병에 걸렸다고 해서 낙망하거나 걱정하지 마십시오.  당뇨병을 선물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술, 담배, 기름진 음식을 가까이 하고 운동을 등한시하던 과거의 건강하지 못한 습관들을 들어내는 자기 개혁의 계기이며, 자기 자신의 흐트러진 마음과 몸을 가다듬는 일상생활 속의 수행의 기회로 받아들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술, 담배, 기름진 음식을 끊어내고 건강관리를 성실하게 함으로써 후에 겪게 될 암이나 기타 다른 성인병들을 예방할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식생활 개선으로 온 가족이 다 함께 건강한 밥상을 먹고 더 건강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삶의 고난을 선물로 만들어가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당뇨병 환자를 보는 젊은 의사는 간절히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내분비내과 과장 조명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