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온다. 추석이 다가오며 조상의 묘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는 등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난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를 요한다.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린 경우 응급처치에 대해 간략하게 알아본다.
[ 벌에 쏘인 경우 ]
벌에 쏘인 경우 쏘인 자리가 붓고 가려우며 통증을 동반하는 단순 두드러기 증상부터 저혈압, 의식저하, 호흡곤란 등의 중증 아나필락시스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는 벌독이 여러 종류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어 알레르기 반응을 잘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벌독에 쏘였을 때 증상의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알레르기질환의 유무에 따라 그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므로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결막염, 음식이나 약물에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의 경우에는 더 큰 주의가 필요하다.
벌레 쏘인 경우에는 가능하다면 얼음을 이용하여 환부를 차게 유지하면 붓기와 통증해소에 도움이 된다. 벌침을 제거할 때 핀셋이나 손톱을 이용하면 오히려 독낭을 짜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여 긁어내듯이 제거한다. 이후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하여야 한다.
치료보다 중요한 것은 벌에 쏘이지 않게 예방하는 것으로 특히, 위에서 언급했던 알레기성 질환을 가진 사람은 숙지해야한다.
1. 노출이 심한 의복을 피 하고 긴 바지, 긴 소매 옷을 입는다.
2. 향수나 스킨, 로션 향기는 벌을 유인하므로 금한다.
3. 금색의 장신구나 화려한 복장은 벌을 유인하므로 피한다.
4. 몸에 밀착되지 않고 바람에 팔랑거리는 의복 역시 벌을 유인한다.
5. 당분이 많은 음식물도 벌을 유인한다.
[뱀에 물린 경우]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독사는 혈액 독을 가진 종으로 일시적인 응고장애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람에게 치명적인 경우는 드물고 치료가 잘 되는 편이다. 외국의 경우에는 신경독을 가진 독사가 많아 호흡곤란 및 전신마비 등의 치명적인 경우가 더욱 많다.
우선 뱀에 물린 경우에는 당황해서 뛰거나 급하게 움직이면 뱀의 독이 빨리 퍼지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팔다리가 물린 경우에는 물린 부위 상방 5-10cm 부근을 압박대를 이용하여 잘 묶는데 이때 손가락 하나가 충분히 들어갈 수 있도록 공간을 유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뱀의 독은 정맥이나 임파선을 따라 흡수되므로 동맥혈류까지 차단할 정도로 세게 묶는 것은 오히려 말단부위를 괴사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가능한 부목을 대고 물린 부의를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여 빨리 병원으로 이송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간혹 물린 부위를 절개하거나 입으로 빨아내고 병원으로 오는 경우가 있지만 치료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감염의 위험만 증가하게 된다. 된장이나 소주 등을 바르는 것 역시 피해야 한다.
문 뱀을 억지로 잡으려 시도하는 것은 또 다시 물릴 수 있어 역시 피해야 한다.
이런 처치가 끝난 후 가까운 응급의료센터를 찾아 항독소 사용 등의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의학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에서는 뱀보다 벌이 단연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5년간의 통계를 볼 때도 뱀에 물려 목숨을 잃은 경우는 거의 없으나 벌에 쏘인 경우는 종종 보고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뱀에 물렸다고 당황하고 흥분하기보다는 오히려 벌에 쏘였을 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응급의학과장 문 이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