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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암이 우리나라에서 중요시 되는 이유는 모든 암 가운데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암이기 때문이다. 2004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민족의 위암 발생율은 인구 10만명당 23.2명이고, 전체 암 중에서 위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0% 정도, 쉽게 말해서 암 환자 5명 중 1명이 위암 환자에 해당한다. 이렇게 높은 우리민족의 위암발생율은 일본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데, 이는 염분기가 높거나 탄 음식의 섭취, 높은 헬리코박터 감염율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우리민족에서 가장 흔한 위암을 정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을 무엇일까? 다른 모든 질병에서도 그러하듯이 만약 위암의 예방이 가능하다면 무엇보다도 가장 이상적으로 위암의 정복하는 길이 될 것이지만, 그러나 위암의 경우, 현실적으로는 획기적인 예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치료에 있어서는 수술과 항암화학요법이 위암치료의 근간을 이루고 있고, 최근 초기병변에 대한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면역요법 등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역시 위암환자의 생존율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치료법의 개발은 요원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반드시 주목해야 할 매우 중요한 점이 있다. 위암의 경우, 병기별로 생존율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 즉 조기에 발견되는 경우에는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에 비해 훨씬 더 좋은 생존율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암 환자의 완치율을 대변하는 5년 생존율은 1기 위암의 경우 90% 이상이지만, 2기 위암에서는 60% 정도이고, 3기 및 4기 위암에서는 각각 30-40% 및 10% 이하로 매우 급격한 감소를 보이게 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획기적인 위암치료법을 개발 보다는, 최대한 많은 환자들을 암 초기에 진단하여 조기위암 상태에서 치료하는 것이 위암으로 인한 사망를을 줄이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결론에 쉽게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조기검진 캠페인이 이루어지기도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연간 수술을 시행받는 위암환자 중 조기위암의 비율은 약 20-30% 를 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위암을 조기에 진단하기 위한 검사로는 위내시경 검사 또는 상부위장관 조영술 (위투시) 검사가 있는데, 이 두 검사법 중 초기 위암 병변을 찾아내는 데에는 위내시경 검사가 훨씬 더 정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내시경검사가 선호되고 있으며, 고통스러운 내시경검사의 수고를 덜기 위해 수면내시경 검사의 선택이 점차 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복지부의 위암 조기검진에 대한 권고 사항은 40세 이상 남녀에서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2년에 1번 이상의 위내시경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하고 있고, 위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과 같은 위점막변성이 진단된 환자에게는 그 간격을 1년으로 줄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소화기내시경학회의 권고사항도 이와 유사한데 연령이 50세 이상이 될 경우 매년 위내시경 검진을 하도록 권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초기병변으로 발견된 위암 환자는 더 좋은 생존율뿐만 아니라, 치료 방법에 있어서도 긍정적인 추가 선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바로 필자의 전문분야 중 하나인 조기위암의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이다. 내시경적 조기위암 치료는 초기 병변에서만 시도할 수 있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수술적 치료법에 비해 짧은 입원기간, 적은 비용과 같은 장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위 전체를 절제해내지 않고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위절제)후 식이 섭취에 제한이 생기는 것에 비해, 치료(내시경점막절제)후에도 치료전과 다름 없는 식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조기위암의 내시경적 점막절제술은 최근 점막하박리절개법이라는 혁신적인 방법의 도입과 함께 비약적인 발전이 이루어졌고, 현재에는 점막층에 국한된 조기위암의 경우에는 2-3 cm 정도의 비교적 큰 병변 까지도 1시간 내외의 내시경시술을 통한 완전, 일괄 절제가 가능해져서 근치적 치료법으로 널리 인정받고 있는 추세이다.
요약하자면, 위암은 효과적인 예방법이 없는 우리나라 발생율 1위의 암으로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조기발견을 위해서는 40대부터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이 필요하며, 조기에 발견할수록 완치의 가능성이 높고 또한 점막층에 국한된 초기 암의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절제술 시술로도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위암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증상이 없더라도 장년층이 되면 정기적인 위내시경 검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앞으로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소화기내과 윤영훈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