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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작성일 2020.04.28
조회수 448

말기 간질환 진행 우려 있어 철저한 관리 필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저는 술도 잘 안 마시는데 왜 지방간이 생긴 거죠, 선생님? 제 친구들도 검사하면 지방간은 다들 있던데요. 지방간은 심각한 병도 아니잖아요. 특별한 치료제도 없다던데 제가 뭘 어떻게 하면 되는 건가요?”

 

“간질환 의심, 복부 초음파에서 중등도의 지방간이 관찰됨” 이라고 적힌 건강검진 결과지를 내밀며 진료실 의자에 앉자마자 폭풍 질문을 쏟아내는 58세 여성 K씨.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 중에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이 많을 것이다. “술도 안 마시는데 지방간이 생긴다고? 지방간은 누구나 다 있는 거 아닌가? 건강검진 받을 때마다 매년 지방간이 있다고 나오던데,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잘만 살고 있잖아”. K씨와 여러분이 가지고 있을 질문에 하나씩 답을 해 보도록 하겠다.

 

첫째, 술을 안 마셔도 지방간은 생긴다. 일부는 약물이나 전신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복부 비만 혹은 내장 비만이 그 원인이다. 지방간은 간에 기름기(중성지방)가 과다하게 침착되는 질환이다. 기름기가 침착이 되어 초음파 검사를 했을 때 정상 간에 비해서 밝고 하얗게 관찰된다. 원인에 따라서 만성적이고 과도한 음주에 의해 생기는 알코올성 지방간질환과 술을 마시지 않아도 생기는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두 가지로 분류한다.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바로 후자인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이다. 비만, 제 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대사증후군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대사증후군인데, 다음 중 세가지 이상이 해당되면 대사증후군으로 정의한다. 1) 허리둘레: 남자의 경우 90cm 초과, 여자의 경우 85cm 초과 2) 중성지방: 150mg/dL 이상 3)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남자의 경우 40mg/dL 미만, 여자의 경우 50mg/dL 미만 4) 공복혈당: 100mg/dL 이상 5) 수축기 혈압이 13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85mmHg 이상인 경우

 

둘째, 지방간은 매우 흔한 질환이다. 국내의 유병률은 연구에 따라서 다르지만 초음파 결과를 가지고 판정했을 때 약 30% 정도로 조사되었다. 즉 친구 세명이 모이면 한명은 지방간질환이 있다는 뜻이 된다.  

 

셋째, 지방간은 정말 심각한 질환이 아닐까? 일반적으로 비알콜성 지방간은 대부분 양호한 경과를 갖는다. 하지만 일부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같은 말기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의 문제는 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은 복부비만 내장비만, 대사증후군, 당뇨 등이 흔히 동반되는데 이는 결국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막히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게 된다. 심각한 질환이 아닌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넷째, 특별한 치료제도 없다면서 덜컥 지방간 진단만 내려주면 어쩌라는 건가요? 지방간이 오래 되어 간경변이 생긴 경우라면 일반적인 간경변증 관리 원칙에 맞게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타깝게도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을 한방에 치료해 주는 특효약은 아직 없다. 약물 치료가 마땅치 않기에 과체중이나 비만인 비알콜성 지방간질환 환자들에게는 생활습관 교정이 치료의 핵심이다.

 

쉽게 말해 체중을 감량하고 뱃살을 빼란 소리인데 이게 현실적으로 도통 쉽지가 않다. 하지만 식이요법 및 운동요법에 의한 체중감량이 유일하게 간 내 지방을 감소시킨다고 알려진 증명된 방법이다. 단기간에 과도한 체중 감량은 도움이 되지 않고 6개월간 본인 체중의 7-10%를 감량할 것을 권한다. 식이요법은 하루 섭취 에너지를 400-500Kcal 감소하고 특히 탄수화물 및 당류의 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백미나 밀가루 음식의 섭취를 줄이고 첨가당성분(고과당 옥수수 시럽, high fructose corn syrup)이 첨가된 각종 과자나 청량음료를 끊어야 한다.

 

건강하고 요요 없는 체중감소를 위해서는 운동 또한 매우 중요하다. 운동 빈도는 주 3-5일, 하루 20-60분, 최대 심박수의 50-70%까지 도달할 강도로 큰 근육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을 하면 좋다. 말이 너무 어렵다면, 주 150분, 숨차고 땀나고 힘들다 느껴질 정도로 운동을 하면 된다. 코로나19 때문에 헬스장 가기도 어렵다? 귀에 이어폰을 착용하시고 신나는 음악을 30분간 들으며 근처 운동장 트랙을 빠른 걸음으로 30분간 쉬지 않고 걸으시면 된다.

 

비알콜성 지방간질환은 대사증후군 및 비만이라는 커다란 나무의 한 가지에 불과하다고 본다. 지방간이라는 하나의 가지만 볼 것이 아니라 결국 뿌리에 해당하는 대사증후군이나 비만을 해결해서 당뇨나 심혈관 질환, 간경변/간암 등의 열매를 맺지 못하도록, 많은 분들이 큰 시야를 가지고 포괄적으로 건강을 관리하시기를 바란다. 

 

 

<김유진 소화기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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