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G 접종 소아에 치명적인 결핵 ‘예방’ 효과
소아청소년 결핵
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에 의해 발생하는 호흡기 감염병으로 주로 전염성 폐결핵 환자의 비말핵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호흡기로 흡입되어 전파된다. 우리나라의 결핵환자 신고 현황을 보면 2001년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1년 최고치 기록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OECD 회원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다.
성인이 재감염이나 재활성화에 의해 결핵이 발생하는 것과 달리 소아에서는 초감염 결핵이 잘 발생하고 자연 경과와 임상 양상이 성인과 다르다. 결핵균에 노출되었을 때 50% 정도는 숙주면역 체계에 의해 결핵균이 제거되나, 나머지 25-50%는 결핵균에 감염되며 이중 90%는 잠복결핵감염, 나머지 10%는 결핵으로 발생한다. 잠복결핵감염 상태로 있다가 면역기전이 약해지면 억제되었던 결핵균이 다시 증식하여 결핵이 발생(재활성화 결핵)하게 된다. 결핵감염 이후에 질병으로 발전할 위험성은 연령과 면역 상태에 의해 주로 결정되며, 정상 면역 기능을 가진 큰 소아나 청소년은 성인과 비슷하게 평생에 걸쳐 결핵이 발생할 위험률이 5-10%이다. 5세 미만, 특히 2세 미만의 소아는 40-50% 정도가 결핵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속립성 결핵이나 결핵성 수막염이 발생할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 대부분의 소아는 결핵에 걸린 가족에 의해 감염되며, 성인 전염성 결핵환자가 도말 음성인 경우에도 가족 내 소아로의 전파가 30-40%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소아에서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력이 있으면서, 방사선학적 검사 결과 결핵을 시사하는 소견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활동성 결핵 환자와 접촉력이 없는 경우에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 발열, 체중 감소 등이 있으면 의심해 볼 수 있다.
결핵 예방법은 전염성 환자를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과 잠복결핵감염 치료 및 BCG 접종이다.
잠복결핵감염은 결핵균이 체내에 존재하지만, 질병의 증거가 없는 상태이다. 추후 활동성 결핵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있어 잠복결핵감염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결핵 발생을 줄이는데 중요하다.
소아청소년에서 잠복결핵감염은 성인에 비해 최근 감염일 가능성이 높고, 치료 약제에 부작용이 드물고, 미래에 결핵으로 진행하여 감염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대수명이 더 길며, 어릴수록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단되면 모두 치료를 받아야 한다. 18세 이하의 연령에서는 이소니아지드 9개월 요법이 표준치료이나 이소니아지드와 리팜핀 병합 3개월 요법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결핵 환자와 긴밀하게 접촉한 신생아(생후 4주까지)는 선천결핵이 배제되면 이소니아지드를 최소 3개월간 복용한 후 TST를 실시하고, 비씨지를 접종 받은 생후 4주 이후부터 24개월 미만의 소아는 TST를 시행하고 음성이면 이소니아지드를 투여하면서(window period prophylaxis) 8주 후에 TST를 반복한다. 2세(24개월)-18세 소아청소년은 TST를 시행하여 음성이면 8주 후에 TST를 반복한다. 단, BCG를 접종하지 않은 24-59개월 연령에서는 다음 TST까지 이소니아지드를 투여하면서 기다린다. 잠복결핵감염 치료의 완료를 평가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없다.
BCG는 우형결핵균(Mycobacterium bovis)을 약독화시켜 개발된 것으로 1921년부터 사용되어 왔으며 1960년대 이후에는 많은 국가에서 결핵 예방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연구마다 차이가 있지만, BCG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 결핵 발생 예방효과는 50-80% 정도, 치명적인 결핵(파종성 결핵, 결핵성 수막염)이나 결핵으로 인한 사망 예방효과는 65-80% 정도였다. 신생아 시기에 접종한 BCG에 대한 결핵 예방효과의 지속 기간은 확실치 않으나, 점차 감소하여 10-20년 후에는 유의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BCG는 결핵균의 감염보다는 치명적인 결핵 예방에 더 효과가 있다. 성인에서의 폐결핵의 빈도를 줄이는 데는 크게 기여하지 못하지만, 영유아 및 소아에서의 치명적인 결핵을 예방할 수 있다. 따라서, 신생아기에 BCG를 접종받지 못한 경우, 파종성 결핵의 고위험 연령대로 알려져 있는 5세 미만까지는 접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선자 과장•소아청소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