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자세는 통증의 원인을 알고 있다
올바른 자세와 건강 ①
‘어떻게 하면 오래 살 것인가’를 고민하던 때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양(量)보다는 질(質)-‘어떻게 하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 것인가’-을 추구하는 시대입니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식의 치료(治療) 만을 가지고서는 이러한 목표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치료보다 예방(豫防)이 앞선 것임을 이해하고 평소에 이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합니다.
질병 예방을 위해서는 ‘특별한 왕도(王道)‘를 찾기보다는 ‘쉬운 길(道)’을 실천하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건강한 생활습관-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사, 스트레스 해소-을 유지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통증에 있어서도 예방은 필요합니다. 근본적으로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증상(통증) 자체 보다는 통증이 발생한 원인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증과 자세는 밀접한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통증을 예방하는 ‘쉬운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현재 내가 어떤 자세를 가지고 있는지 안다면 바른 자세로 교정하기가 쉬울 것입니다. 다음부터 설명할 ‘자세 자가 진단법’을 활용해서 문제를 확인하고 회복 운동을 실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1) 목의 자세를 평가합니다. 양 발을 벽에서 약 10㎝ 정도 떨어진 상태로 유지한 체, 벽에 등을 대고 뒤통수를 벽에 닿도록 섭니다. 앞을 바라보면서 턱을 목 쪽으로 끌어당길 때 뒤통수가 벽에서 떨어져 앞으로 구부려 진다면 목 주변 근육들에 불균형이 있다는 뜻입니다. ‘거북목’과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허리의 자세를 평가합니다. 벽에 등을 댄 자세에서 오른손을 허리 뒤쪽으로 넣을 때, 손가락 관절(knuckle)에 걸려서 더 이상 손이 들어가지 않는다면 허리 자세가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이 처음부터 들어가지 않는다면 허리가 구부러져 있는 자세임을 의미하고, 반대로 손이 허리를 통과해서 반대편 쪽으로 나오게 된다면 허리 자세가 지나치게 펴져 있는 전만(lordosis) 자세임을 의미합니다.
3) 고관절과 골반의 자세를 평가합니다. 바닥에 누운 후에 한쪽 손을 허리와 바닥 사이에 대고 한쪽 다리를 천천히 몸통 쪽으로 들어 올려봅니다. 이때 발목은 90도를 유지하고 무릎은 편 상태를 유지합니다. 다리를 들어 올릴 때 허리와 바닥 사이에 있는 손이 눌려지는 것이 느껴지면 동작을 정지합니다. 다리가 약 80∼90도 정도가 될 때 손이 눌려지는 것을 느끼면 정상 자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반면 고관절 앞과 뒤의 근육들이 경직되어 있고 골반도 뒤쪽으로 이동한 경우에는 이 80도에 도달하기 전에 손이 눌려지는 것을 느낍니다.
4) 무릎과 발 관절의 자세를 평가합니다. 양손으로 허리를 잡고 한 발로 서서 무릎을 살짝 구부렸다 펼 때, 직선이나 약간 바깥쪽으로 움직인다면 정상입니다. 그러나 무릎이 안쪽으로 움직이면서 발바닥도 안쪽으로 같이 움직인다면, 무릎 주변의 근육이 약해져 있고 발 관절도 안정되지 않은 상태를 의미-이러한 동작은 방사선 촬영에서는 정상인데 만성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분들에게서 관찰이 됩니다-합니다.
생체역학을 연구한 전문가들은 동일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건강에 해롭다고 주장합니다. 한 자세로 1시간 정도 움직이지 않을 경우 근육은 수축하고 경직이 되는데 이를 풀어주기 위해서는 20분 정도의 스트레칭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앉으면 죽는다(Sitting is killing)”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으니 말입니다.
근육의 약화와 자세의 변형은 통증과 아주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육을 올바로 사용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방법은 통증을 예방하는 쉬운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번에는 어떠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통증을 예방하는 길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동렬 WE병원 건강증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