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한라병원 통합검색 검색 아이콘
전체메뉴

질환 정보

비만한 사람의 대장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작성일 2015.10.01
조회수 633
비만한 사람의 대장에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


최근에 발표된 국민건강보험 공단 조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건강검진을 받은 아동・청소년 중 비만(체질량 지수 25이상, 대한비만학회 기준) 비율이 2010년 14.6%에서 2014년 20.4%로 늘었고 고도비만(체질량지수 35이상) 비율도 2010년 3.2%에서 2014년 5.3%로 높아졌다고 합니다. 특히 제주지역의 경우 소아과전문의들의 말에 의하면 그 비율이 훨씬 높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전체 성인의 1/3이 비만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한국도 점점 비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중세와 르네상스때는 비만은 부의 상징이었으나, 현대의학의 연구결과 비만은 대사증후군, 심장병, 당뇨, 요로결석, 암 등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여성들이나 연예인에게는 부정적 신체상, 자존감 저하, 불안, 우울, 섭식장애, 대인관계 장애, 삶의 질 저하, 비만관련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비만 관련 산업이나 매체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의 경우 시대에 따라 유행이 바뀌어 왔는데 원조격인 황제 다이어트는 원푸드 다이어트(한가지 음식을 70% 이상 섭취)의 하나인데 탄수화물 섭취는 극도로 제한하고 고기를 통한 고지방, 고단백 섭취를 주로 하는 식단으로, 불균형한 영양섭취로 인한 영양실조, 케톤뇨증, 요요현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한 때 유행하다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구석기 다이어트, 지중해식 식단, 1일1식 다이어트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지켜볼 일입니다. 다이어트 외에도 약물(먹는 약 또는 주사제)이나 수술요법이 있는데 약물로는 이뇨제, 갑상선 호르몬, 제니칼(지방흡수 억제제의 하나), 테오필린(대사율 촉진제), 리덕틸(식욕억제제의 하나) 등 다양한 약물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수술의 경우 모 연예인의 사망 사건을 통해 잘 알려진 위밴드 수술과 지방 흡입술 등이 있는데 지방흡입의 경우 시술중 지방색전증이 발생하여 사망하는 건들이 종종 보고되고 있습니다.

선진국의 경우 일찍부터 비만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이 되었는데 고지방음식 섭취자, 안움직이는 습관, 렙틴호르몬(식욕조절 호르몬) 부족 또는 저항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잘 생긴다고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장내미생물 관련 연구가 비만 관리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2012년 미국에서 발표된 인간 미생물군집 프로젝트(Human microbiome project)에 따르면 우리 몸에 사는 세균은 인체세포의 10배라고 합니다. 특히 몸에서 가장 긴 장기인 소화기, 그 중에서도 대장은 대변을 만드는 곳으로 이곳에는 다른 인체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미생물이 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대변의 장내 미생물은 크게 4개의 문(phylum)으로 구분되는데, 그람음성균인 의간균문(Bacteroidetes)와 프로테오박테리아문(Proteobacteria), 그람양성균인 후벽균문(Firmicutes)와 방선균문(Actinobacteria)입니다. 비만과 장내미생물 군집의 변화와 연관이 있다는 초기의 증거는 미국에서 이루어진 연구로 렙틴 결핍 생쥐(ob/ob)의 장내 미생물 군집에서 후벽균문(Firmicutes)이 증가하고 의간균문(Bacteriodetes)이 감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도 비만환자에게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으며 비만환자에서 체중감량시에는 장내 미생물 군집이 정상으로 개선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비만환자의 장내미생물 군집 개선을 통해 비만을 치료하려는 노력이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크게 프리바이오틱(prebiotics)과 프로바이오틱(probiotics)으로 대별할 수 있는데, 프리바이오틱에는 올리고당, 식이섬유 등이 있으며 프로바이오틱에는 유산균이 대표적인데 락토바실러스(lactobacillus)나 비피더스균( bifidobacterium)이 있습니다. 올리고당이나 유산균 음료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부작용 없이 애용하는 것으로, 장내미생물 연구가 결실을 맺어 비만에 특화된 제품이 출시되면 수술이나 약물 등 기존의 비만치료제와 달리 보다 근본적이고 친환경적인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김우진․ 건강증진센터/진단검사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