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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상담․검사후 수술 여부 결정 바람직
작성일 2015.10.28
조회수 922
충분한 상담․검사후 수술 여부 결정 바람직
- 포경수술 -

겨울방학쯤에 비뇨기과 앞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걸어가는 남자아이들이 있다면 누구나 ‘포경수술’을 받았구나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포경수술은 귀두 및 음경을 감싸고 있는 포피 일부를 절제하여 음경을 노출시키는 수술로서 아직까지도 한국에서는 포경수술은 대중적인 수술이자 어떻게 생각하면 통과의례의 하나로 생각합니다.

포경수술은 고대 이집트의 유적에서도 기록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유대인과 이슬람 국가에서는 종교적 통과의식으로 할례(포경수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일부 과학적 근거 및 홍보의 결과로 주로 신생아 시기에 시행되었습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반대 의견을 소개하는 일부 학자들에 의해 포경수술 반대운동이 일어났고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의학적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며 수술로 잘려나간 포피의 대부분이 민감한 성감조직이라 성기능 약화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반대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거듭된 논란과 재조명으로 최근 미국소아과학회에서는 갱신된 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반대 입장을 철회하며, 포경수술의 장단점을 홍보 교육하고 환자 및 보호자가 스스로 결정하여 수술을 다시 시행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유럽 대부분의 국가와 동양 문화권인 일본, 중국에서는 포경수술이 거의 시행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전쟁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높은 빈도로 시행되었으며 학동기에 많이 시행되었습니다. 2000년 무렵 90%가 넘는 한국 남성이 포경수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10년간 급속도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유로 수술을 결정하게 될까요? 포경수술에 관한 설문지를 바탕으로 한 몇 가지 외국논문사례를 들여다보면, 먼저 수술받기로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쉽게 청결상태유지: 위생' : 88.1% 였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의학적 근거 불충분’ : 38.5%, ‘자연포경의 가능성이 있다’ : 23.7%, ‘수술적 부작용’ : 21.7% 정도 보였습니다. 보통 포경의 시기는 ‘후기 초등학교 시기’가 가장 많았습니다.(42%) 포경수술을 하면 어떤 이득이 있을까하는 물음에 80.6%가 미래배우자에 대한 생식기감염질환의 예방을 답했습니다. 또 수술 받은 군에 음경암/요로감염/성병예방 등의 효과가 있었는가에 대해서는 긍정이 약간 우세하게 보였지만 긍정/부정/잘모름의 비율이 비슷하게 나온 반면, 위생상태유지에 도움을 주었다는 의견에는 월등이 우세하게 나타났습니다.(71.1%)

포경수술 찬성하는 입장에서 주장하는 것은 요로감염의 예방,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 감염의 예방, 성전파성질환의 예방, 음경암 및 전립선암의 예방, 자궁경부암의 예방 및 성적동반자의 위생적 측면, 음경귀두의 피부과적 문제해소입니다. 포경수술로 성기의 위생상태 유지를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확실합니다. 현재도 개발도상국 등에서 발표되는 논문에는 포경수술을 시행받은 군에서 여러 성병의 발병위험도가 떨어진다는 보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요로감염 예방적 측면에 대해 일정부분 이점이 있는것으로 보여지며 성전파성질환에 대해서도 여러논문에서 발생위험도가 낮았다고 발표되고 있으나 각각의 질환별 반론도 많아 대규모 전향적 연구들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니까 괜찮을까요? 한가지 비유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얼마전 한참 이슈가 되었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자궁경부암백신)에 대해 아실 겁니다. 성경험이 있기 전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가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파트너로 부터 성관계를 할수록 바이러스 노출빈도가 증가하게 되고 따라서 암발생위험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바이러스로부터 노출빈도를 가능한 줄인 상태에서 주사를 해야 비로써 백신의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방접종시키는 어느 부모님도 자기 자녀가 성적으로 문란할 것을 예상하거나, 바이러스의 노출이 될 것을 예상하고 주사를 맞히지는 않습니다. 단지 암 발병의 위험성을 낮추어 보고자 예방하려 주사하는 것이지요. 포경수술도 그것처럼 성병, 음경암의 발병위험률을 낮추어 보고자 위생상태를 좋게 유지해 보고자 하는 방법의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포경수술이 반드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감돈포경, 반복적인 귀두염, 귀두포피염, 반복적인 하부요로감염 등을 일으킬 경우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으며, 성인에서는 콘딜로마와 같은 성병, 피부질환에 대한 치료의 일환으로, 그리고 노인에서 위생 및 성기 피부의 노화, 위축, 섬유화에 대해서는 포경수술이 필요하겠습니다. 요도하열, 피막음경(갈퀴음경), 음경 하만곡, 잠복음경 등에는 음경의 추가적 수술적 치료가 더 필요하기 때문에 단순한 포경수술은 금기로 되어있습니다.

정리해보자면 현재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이론 근거가 불충분, 철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잘못된 여론이 남아 있습니다. 이것은 지속적 홍보 및 교육을 통해 교정되어야 할 것이며, 포경수술의 장단점에 대해 적절한 상담 및 검사후 환자 및 보호자가 스스로 결정하여 수술을 시행받도록 해야겠습니다. <공도훈․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