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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부적응 증상 다양하게 나타나…적절한 치료 필요
작성일 2014.09.30
조회수 987

건강상식-우울증-
부적응 증상 다양하게 나타나…적절한 치료 필요

“우리 아이가 이상해요. 이전과 다르게 짜증도 많이 내고, 아무 이유없이 화를 내기도 하고…. 심지어 요새는 저한테 욕까지 해요. 우리 아이 혹시 무슨 문제라도 있는 건가요?”(42세, 청소년을 둔 어머니)


“이런 제가 너무 싫어요. 그래서 밖에 나가기 싫고, 나가더라도 누군가 내 모습을 본다는 생각과 그런 내 자신이 너무 보기가 싫어 곧바로 집에 들어와 한참을 울었어요. 하루종일 피곤하고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친한 친구조차 보기 싫어요. 유일한 낙은 맛있는 음식뿐인데…. 그래서 이주일 동안 몸무게가 5kg이나 쪘어요.”(27세 여성)


“저는 왜 여기에 왔는지 알 수가 없네요. 저는 요새 들어 소화가 잘 되지 않고 위장이 너무 아파 진단을 받으러 왔을 뿐인데. 도대체 말이 되지 않아요. 저는 이렇게 아프고 힘든데 모든 검사에서 이상 없다는 소견뿐이니….”(35세 남성)


“최근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어요. 물을 마시러 냉장고를 열었는데 제가 무엇을 하러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냉장고 문을 닫고 한참을 고민해야 했어요. 혹시 제가 치매인가요?” (53세 여성)


위의 사례는 실제 본원의 임상심리연구소를 방문했던 분들의 이야기로, 각각 다른 마음의 병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모두 ‘우울증’으로 진단된 사례이다. 우울증은 ‘슬픔, 공허감, 짜증스러운 기분과 수반되는 신체적, 인지적 증상으로 인해 개인의 기능을 현저하게 저하시키는 부적응 증상’을 의미한다. 이러한 마음의 병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없으며, 특별한 이유 없이 기분이 가라앉고 모든 일이 귀찮아진다. 몸이 어딘가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싫다. 밤에 잠도 잘 안 오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삶의 의욕을 느끼지 못하고, 비관하며 자살충동을 느끼며 극단적인 결과에 이르게 만들 수도 있으며 수면장애를 일으켜 깊이 잠을 자지 못해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사회생활에도 지장을 주게 된다.


이렇게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우울증은 나이에 따라, 성별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노인의 경우 우울증의 증상이 일반적인 양상과 다르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알아차리기가 쉽지 않다. 노인의 경우 젊은 사람들과 다르게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우울하다는 기분보다는 이전과 다르게 ‘사람이 많은 곳을 가는 것을 꺼려하거나’ ‘집중력 저하’, ‘죄책감’, ‘무력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함께 기억력 저하를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치매로 오인하여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아동‧청소년 역시 우울함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아무 이유 없이 짜증을 자주 내거나’, ‘분노 폭발’, ‘특별한 이상 없이 신체적 고통 호소’, ‘학교 거부’, ‘난폭한 행동’, ‘집중력 저하’, ‘방안에만 있으려고 하는’ 등의 반항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단순 사춘기로 치부하여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다른 심리적 장애로 오인하여 본원으로 방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동‧청소년과 노인의 경우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살로 이어지는 비율이 훨씬 높아 각별한 주의 및 관심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우울증을 유발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우울증을 설명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이론이 제기되어 왔다. 크게 생리학적 이론과 심리학적 이론으로 나뉘어지는데 생리학적 이론에서는 유전적 영향, 신경전달물질인 ‘Catecholamine’의 결핍, 호르몬의 영향, 생체리듬의 이상의 영향으로 우울장애가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심리학적 이론에서는 상실과 실패를 의미하는 부정적인 생활 사건에 의해 촉발되거나 무의식적 분노가 자기에게 향해진 현상이라고 설명하거나 사회적 기술의 부족, 환경을 통제할 수 없는 무기력을 반복적으로 학습한 상황,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리고 미래에 대한 비관적 예상에 초점을 두는 절망감이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그 중 우울증의 원인을 가장 잘 설명하는 대표적인 인지이론에서는 부정적인 자동적 사고, 인지적 오류와 왜곡, 역기능적 인지도식과 신념의 의해서 발생한다고 본다.


이렇게 삶을 매우 고통스럽게 만드는 정신장애인 동시에 ‘심리적 독감’이라고 부를 정도로 매우 흔한 장애이기도 한 우울증은 아주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신체적인 질환처럼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우울증이라고 하면 마음이 약해서 생긴 병, 의지가 약해서 생기는 병이라 생각하여 이를 숨기고 혼자서 극복하려고 하려는 경향이 강하여 정신건강의학과 방문을 꺼려하는 경향이 있다. 또는 피곤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인 증상 정도로 생각해 우울증상이 만성화로 이어지거나 재발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의욕상실과 사회적 위축 등으로 인해 인생의 중요한 단계에서 업무수행이나 대인관계를 소홀히 하여 평생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가 낳을 수 있으므로 우울증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정확한 인식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지윤․임상심리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