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은 매우 싫어하면서 과도한 육식 섭취
문헌에 따르면 세종대왕은 30세 전후로 당뇨로 얻었고, 인해 점차 시력이 약화되는 와중에도 훈민정음 창제에 심혈을 기울이다 결국 말년에 당뇨 망막병증을 초래하였다고 전해진다. 이 외에도 두통과 이질, 부종, 수종다리, 풍증, 수전증 등 잔병을 달고 살았으며 족부가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까지 앓았다.
치료차 여러 번 요양을 하며 약수도 마시고 온천욕도 하였으나 근본적인 치료가 되지는 못하였다. 그는 조선시대 왕들의 평균 수명인 47세를 간신히 넘기고 결국 54세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세종대왕이 당뇨병 치료에 호전을 보이지 못하고 합병증에 시달려야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기록에 따르면 그는 육류 없이는 식사를 못할 정도로 매 끼 육식을 즐겼다고 한다. 또한 사냥 등의 운동은 극도로 자제하고 정사를 돌보며 훈민정음 창제에 매진하는 등 항상 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한다. 이렇듯 당뇨환자에게 치명적인 고 콜레스테롤 식품을 좋아하고 반대로 당뇨환자에게 필수적인 운동을 싫어한 셈이다.
이는 현대인의 당뇨 원인과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임상에서 수많은 당뇨환자를 보다보면 운동 부족이 기본적인 발병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위에 정신적 스트레스와 과로, 음주과다, 비만, 동물성 지방 및 당분의 과다섭취, 약물중독 등 당뇨병 유발요인이 더해져 당뇨가 발생하는 것이다. 특히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대부분의 당뇨환자들이 운동을 싫어하는 편이다.
이는 당뇨병의 합병증을 포함한 모든 질병은 ‘혈액순환’이 안 돼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혈액은 온몸 구석구석 잘 흘러야 모든 세포들이 영양을 공급받아 정상적인 물질대사가 일어난다. 어느 부분이든 혈액이 안 흐르면 당연히 그 조직의 세포들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손발이 저리는 것도 혈액순환이 안 되어 그런 것이며 시력저하, 망막증, 심장병, 중풍 등도 마찬가지다. 특히, 당뇨환자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혈액의 점도가 높고 끈적끈적하여 훨씬 혈액순환이 잘 안 되기 때문에 다른 여러 가지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그러므로 당뇨환자의 합병증 예방에 있어 운동은 필수적이다. 실제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당뇨환자와 그렇지 않는 환자는 당뇨 치료에 있어서도 현저한 차이가 있다. 당뇨환자가 운동을 하여 얻게 되는 수확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기혈순환 및 신진대사촉진, 말초혈관의 혈액순환 촉진, 혈당조절, 스트레스 해소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 좋아지게 된다. 실제로 운동은 혈당을 저하시키는 효과가 약물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당뇨는 세종이 승하 할 때 까지 그를 괴롭혔고, 결국 합병증이 겹쳐 사망했다는 설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과도한 육식의 위험성과, 운동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으므로 우리 모두 지나친 고기 섭취는 피하고, 규칙적인 운동습관으로 건강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김은숙 영양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