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만병통치약?
양자의학, 마음은 물리적 파동과 동일한 속성 갖고 있어
스트레스로 인한 현대인의 질병 예방위해 마음관리 중요
내 안의 소중한 만병통치약 이웃과 함께 나누는 것도 좋아
‘모든 인간은 죽는다.‘ 우리 모두에게 예외 없이 적용되는 법칙이다. 그래서일까? 우리 모두가 만병통치약(萬病通治藥)이라는 말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귀가 솔깃해지고 만다.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이루고자 서복을 동쪽 바다 건너로 보냈다는 진시황의 전설이 지금 현대에도 마케팅 방법으로 이용되는 이유가 이런 인간의 욕구와 맞닿아 있다.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가상의 약이나 처방을 의미하는 만병통치약은 의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희망사항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결코 같을 수 없는 사람-건강 상태, 사는 환경, 생활습관, 유전적 경향 등-에게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이 있을지? 트로트 가수 문연주가 부른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노래가 있다. 1절 가사가 이렇다.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좋아한다 말해주세요. 당신이 떠난 이 자리엔 그리움만 가득.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별도 나도 기운도 없고, 나 정말 죽을 것 같아. 한번만 보면 두 번 만 보면 살 것 같아요. 숨 막힌 가슴 뚫어주세요. 네게 당신은 만병통치약
가사를 따라 읽다보면 마지막 부분에서, 지난 기억때문인지, 입가에 미소가 힐끔 피어난다. 노래 속에 등장하는 에로스(eros)의 사랑 외에도 필리아(philia), 스트로게(stroge), 아가페(agape)의 사랑이 있기에, 사랑에는 질병을 치료하는 많은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
양자의학(㐎㧕㤌䋚)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이 있다. 여기에서는 우리 ‘마음’을 양자장(quantum field)으로 구성된 물리적 구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양자 생물학자인 글렌 라인(Glen Rein)은 [양자 생물학(Quantum Biology)]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마음은 초양자장(superquantum field)이라는 파동으로 구성되어 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프린스턴 대학 교수인 로버트 얀(Robert Jahn)과 브랜다 듄(Brenda Dunne)은 ’마음은 물리적 파동과 동일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 파동의 정체가 너무 미세하여 그 존재를 규명하기가 어려울 뿐이다‘라고 하였다.
과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스트레스-부정적 마음-가 없는 삶을 상상 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지 건강에 미치는 마음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많이 부각되고 있다. 부정적인 마음(미움, 분노, 두려움, 불안, 슬픔)이 건강에 해롭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긍정적인 마음이 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 역시 모두의 지지를 받을 수 있다.
‘사랑은 만병통치약’이라는 노래처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긍정적 마음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 첫 번째는 ‘감사’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는 것처럼, 감사의 표현은 나와 주변을 움직인다. 글렌 라인(Glen Rein)은 심박동변이도 검사(heart rate variability)를 통해 감사하는 마음을 연습하면 나쁜 모양의 변이도가 좋은 방향으로 교정된다는 사실을 관찰하였다. 그렇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통해 암이 치료되었다는 어느 환자의 고백이 거짓이 아님을 짐작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사랑’이다. 사랑이라는 약은 적절히 ‘표현’되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유통기한이 있어서, 속에 품고만 있지 말고 늦지 않게 입술과 손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또한 눈높이가 있어서, 내가 주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표현되어야 한다. 맛난 음식을 먹어본 사람이 요리를 잘 할 수 있듯이, 건강한 사랑을 받아본 사람은 사랑의 약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부족함을 느낀다면 연습하면 된다. 억지로 짜내기 보다는 과거의 기억 중에서 감사하고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내 마음에 온도를 높인 다음, 주위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은 어떨까?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표현하며, 그 약의 효능을 설명한다면 그들의 표정은 어떨지 궁금해진다. 빛이 비추는 곳에는 어두움이 있을 수 없다.
실로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만병통치약이라면, 그 약을 찾아 멀리 헤매고 다닐 필요가 없다. 바로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그 약을 당신이 가지고 있다면 그냥 조용히 간직하고만 있지는 못할 것이다. 원래 공짜인 ‘감사’와 ‘사랑’은 공짜로 이웃에게 흘러가게 되어 있으니까.
<김동렬 WE병원 건강증진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