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에이징과 장내미생물
건강한 노후위해 식이섬유 중심의 식습관 좋아
영화 서편제에 나오는 진도아리랑 한 대목인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느냐”처럼 우리는 예외 없이 때가 되면 이 세상을 마감하게 된다. 이와 궤를 같이 하여 20세나 30세가 넘으면 우리 몸에는 노화가 시작되는데 노화가 진행되면 주름이나 백발은 늘고 시력이나 청력, 생식능력, 운동능력 등은 떨어지는데 특히 노화와 관련된 질병인 당뇨, 심혈관질환, 암, 감염 등은 증가하게 된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되면서 노화관련 질병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 최근에 장내미생물에 대한 이해가 확대되면서 노화연구도 전기를 맞고 있다.
노화의 생물학적 배경은 크게 유전자 프로그램설과 세포 상해설 두 축으로 나눌수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우리 몸은 연령이 늘면서 신진대사에서 여러 미세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DNA 메틸화, 짧아지는 텔로미어, 감소하는 성장호르몬 대사체계, 자가포식(autophagy)의 감소, 자유 라디칼의 증가, 유전자의 불안정화, 산화되는 DNA 등이 그 예이다. 그 중에서도 노화에 있어 주요한 변화로 주목받는 것이 자가포식이다. 2016년 노벨상 수상으로 유명한 이 현상은 대사과정중에 미토콘드리아에서 생기는 불필요해지거나 기능하지 않는 단백질을 분해하여 재활용하는 과정으로 이것이 줄면 자유 라디칼(1개 이상의 부대전자를 가지기 때문에 반응성이 강한 산소(ROS) 또는 질소(RNS) 화합물)은 늘어나게 되어 세포의 에너지 공장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는 손상되고 이로 인해 노화관련 질병이 생기는 것이다(그림 1).
네이처지에 인간미생물군집프로젝트(HMP) 결과물이 실린 2012년 전후로 노화 관련 장내미생물 연구의 결과물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우리 몸에는 몸을 구성하는 세포수보다 10배 많은 미생물이 살며 여러 장기중에 미생물이 제일 많이 분포하는 곳이 우리의 장으로 장내미생물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장내 발효로 생기는 단쇄지방산(탄소수 6개 이하의 유기산인 프로피온산, 아세트산, 부티르산)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것을 생성하는 주체가 장내 유익균이다.
단쇄지방산은 대장의 장벽을 유지하고, 점액이나 소화액 분비촉진, 장의 pH를 내려 유해균 억제 등 여러 기능을 하는데 특별히 부티르산은 자가포식을 촉진한다고 보고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장내미생물 조성은 젊은 때와 달라지고 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은 줄어든다고 알려져 있다(그림 2).
장건강과 건강한 노후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식생활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1. 채소와 과일 등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과 발효음식(된장, 낫또, 김치, 유산균 음료 등)을 충분히 먹는다. 이들 음식은 장내 유해균을 줄이고 장내 유익균 대사를 통해 단쇄지방산을 늘려주어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좋게 해준다.
2. 고지방 식사와 과식을 피한다. 이런 식사는 후벽균/의간균 균형을 깨뜨리지만,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 유산균과 같은 유익균이 늘어나게 해준다.
그림 1. 내외적 스트레스로 인해 단백질이 변성이 된 경우 자가포식(autophagy)에 의해 재활용되지 않으면 변성된 단백이 엉겨서 노화로 이어진다. 참조: Cell. 2013 June 6; 153(6): 1194–.1217
그림 2. 노화가 진행될수록 장내 유익균인 비피더스균이 줄어든다. 참조: Front. Microbiol., 19 August 2016 | https://doi.org/10.3389/fmicb.2016.01204
<진단검사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