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먹는 음식이 당신을 만든다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씀해 보세요. 그러면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 줄 수 있습니다.” 프랑스의 법관이자 미식가인 브리야 샤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이 한 말입니다.
좀 도발적으로 들리는 표현이지요? 하지만 이보다 더 놀라운 말도 있습니다. “할머니가 먹었던 음식 때문에 손자와 그 손자에까지 병을 일으킬 수도 있다.” 이 주장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병원의 테사 로즈 붐 박사가 한 말입니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였던 1944년 겨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네덜란드가 독일군에 대한 저항을 멈추지 않자 독일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식량 공급을 차단해 버렸습니다. 이러한 봉쇄는 6개월 이상이나 지속되었고 네덜란드 국민의 굶주림은 심각했습니다. 임산부와 아이들의 피해는 더욱 심각했고, 수천 명의 국민들이 아사(餓死)를 당하고 맙니다.
놀라운 것은 이 와중에도 네덜란드 의사들은 그동안의 상황(임산부의 건강 상태, 출산 직후 아이의 체중, 질병과 영양 상태 등)을 꼼꼼하게 기록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로즈 붐 박사는 이 자료들을 조사한 후에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됩니다. 이 시기에 임신을 했던 여성들은 임신 중 영양 섭취가 부실했기 때문에 대부분 저체중아를 낳았으며, 이 아이들은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가 높았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이 아이들이 풍족한 환경에서 자라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질병에 시달리게 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지요. 심혈관 질환과 유방암 발병율은 두 배나 높았고, 비만에 시달리는 경우는 더욱 빈번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부적절한 영양 섭취는 자신뿐만 아니라 후손의 건강과도 연관이 있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됩니다.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 부족한 영양 공급을 받고 태어난 아이들은 후에 자라나 50~60세가 되자 질병에 쉽게 노출되었을 뿐만 아니라, 질병에 대한 취약성의 영향은 3대, 4대에까지 미치게 되었다고 하니 말입니다. 결국 이러한 자료를 근거로 해서 로즈 붐 박사는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 건강한 삶은 출생이 아니라 수정이 될 때부터 시작한다. 부모로서 진정으로 잘 먹고 잘 사는 것, 그것이 바로 후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물”이라고 주장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옆에 늘 존재하는 것일수록 그것의 소중한 가치를 잘 알고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루 세 번 당연한 것처럼 먹고 있는 식사와 물처럼 마시고 있는 물이 바로 그러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지식을 매일 잘 실천하고 있는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건강한 식이(食餌)가 약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약과 같은 힘을 발휘 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식이가 약보다 더 기본적인 처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식이가 건강한 식이일까요?
‘아는 것이 힘’이라고 합니다. 매일 마다 마주 앉게 되는 식탁에서 기억하면 힘이 되는 식생활 실천 방법은 무엇인지 간략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여러 가지 색깔의 식재료와 오래 씹어야 하는 거친 음식을 선택하자.
2. 입 만 만족시키는 가공식품은 되도록 멀리하자.
3. 영양분이 균형 잡힌 식단을 선택하자.
4. 생선과 씨앗과 같은 건강한 기름을 섭취하자.
5. 붉은색 육류는 적당량 만 섭취하자.
6. 발효식품과 식이섬유를 가까이 하자.
7. 목마름으로 잊지 말고 물을 마시라.
동의보감에서는 ‘약보(藥補)보다는 식보(食補)가 낫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약을 통한 방법보다 좋은 음식을 먹어서 원기를 보충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의미인데요. 한 가지 방법이라도 실천을 하는 것은 실천되지 않는 백가지 지식보다 더 낫습니다. 그냥 아는 단계에만 머문다면 건강증진에 아무런 도움이 안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