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나이부터 건강습관 몸에 배게 해야
비만과 대장암의 싹
혈기가 왕성한 30대 미만의 나이에는 건강관리나 위험인자 같은 이야기를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3-40대에 접어들면서 몸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특히 요새는 100세 시대이고 우리 인체도 기계적인 요소가 있어서 닦고 조이는 건강관리가 중요해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도 만성질환 통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10여년 전부터 외국 통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통계를 쌓아오고 있다. 통계를 보다보면 특히 눈에 띄는 점이 비만과 대장암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만의 경우 다양한 질환의 위험인자로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05년과 2015년이 확연히 차이가 나고 특히 제주의 경우 강원도와 함께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장암의 경우에도 암발생률에 있어서 위암과 함께 상위를 차지하고 있고 제주암등록 통계상 제주도도 동일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텔런트 김자옥씨나 광화문 연가 작곡가인 이형훈씨가 대장암을 앓았다.
출처: 연합뉴스, 건강보험공단
출처: 중앙암등록본부
의학용어 중에 위험인자(risk factor)와 상대위험(relative risk)이 있다. 위험인자란 질병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소를 말하고 상대위험은 위험인자에 노출되었을 때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위험이 높아지는 정도를 말한다. 예를 들면 흡연은 폐암의 위험인자로 담배를 피웠을 때 폐암에 걸린 상대위험이 2라고 한다면 담배를 피우지 않은 경우보다 담배를 피운 경우에 폐암에 걸릴 위험이 2배라고 해석하게 된다. 위험인자와 상대위험은 직관이나 느낌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라 의학연구를 통하여 얻어진 것이긴 하지만 한계도 있다. 위험인자가 있다고 질병이 반드시 발병한다는 것은 아니고 또한 위험인자가 없어도 발병할 수 있다. 이런 한계를 오해하여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하면 짜게 먹는 경상도 사람은 다 고혈압이겠다고 반문하는 분도 있다.
연구결과 비만의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 인종 등의 교정불가능한 요소와 활동성, 식이, 수면량, 스트레스 강도 등 교정가능한 요소가 있다. 대체로 소파에 누워 TV보는 시간이 길고 고칼로리에 당분이 많은 음식을 주로 섭취하며 수면이 적고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들이 비만의 위험성이 높다. 한편, 대장암의 경우도 나이(50세 이상), 가족력과 같이 교정불가능한 위험인자가 있는데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유전자들을 차세대염기서열(NGS)로 한꺼번에 검사하여 위험성이 있는 경우 검진 시기나 검진간격을 단축하여 관리할 수 있다. 대장암의 교정가능한 위험인자로는 비만, 활동량이 적은 경우, 적색육이나 가공육, 흡연, 과음, 당뇨가 있다. 대장암이 드물던 70년대에 미군부대에 일하며 적색육을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한국인들의 경우 대장암 발병율이 높았고 광화문연가로 유명한 작곡가 이영훈씨는 작업할 때 커피 40잔과 담배 3-4갑을 했다고 하는데 그는 대장암으로 48세에 별세했다.
사실 많은 연구결과들을 종합해볼 때 식사와 운동은 비단 비만이나 대장암에만 연관되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급만성 질환의 위험요소로 작용한다. 의학연구, 진단이나 치료가 가능한 배경은 인체는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원리가 기본이기 때문이다. 증가세에 있는 비만과 대장암을 넘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나는 괜찮겠지 하는 안일함을 버리고 조금이라도 이른 나이부터 건강습관을 실천하여 몸에 배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출처: 대한암예방학회
출처: 미국 대장암예방프로젝트(Colon Cancer Prevention Project)
<진단검사의학과 김우진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