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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상식

종양 표지자 검사
작성일 2021.06.28
조회수 673

암 진단과 예후 판정, 재발여부 추적에 유용


민감도와 특이도 높아야…정확한 진단 위해 영상의학적 검사 동반

암세포 발생하면 단백질로 이뤄진 물질이 혈액이나 소변에서 검출

 

 

질병의 조기 진단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높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암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암을 빨리 찾아낼수록 5년 생존율이 높아집니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를 살펴보면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12.6%로 다른 암에 비해 매우 저조합니다. 이는 췌장암을 진단받는 시점에서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15~20% 정도로, 조기 진단이 어려워 치료받을 시기를 놓치게 되기 때문입니다.

암을 진단하는 검사법으로는 크게 영상기술을 이용한 검사와 혈액을 이용한 검사,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현재 혈액을 이용한 검사법으로는 종양 표지자 검사(tumor marker test)를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암세포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빠른 속도로 세포분열이 일어나면서 자란다는 것입니다. 암세포가 빠르게 성장하게 되면 이와 함께 다양한 물질이 발생합니다. 증식하는 암세포 자체에서 생성되거나 암 성장에 대한 우리 몸의 반응으로 효소, 호르몬, 단백질, 수용체, 유전자 등이 나오는 것입니다. 종양 표지자는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진 물질로 혈액 또는 소변 검체에서 검출됩니다.

암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좋은 종양 표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작은 크기의 암에서도 증가하는 민감도와 특정 암에서만 증가하는 특이도가 모두 높아야 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암세포에서만 분비되는 한 가지 종양 표지자를 찾아내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어떤 종양 표지자는 여러 종류의 암에서 증가하기도 하고, 암이 아닌 양성병변에서도 증가할 수도 있습니다. 종양 표지자 하나만으로는 암에 진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 영상의학적 검사를 함께 활용하는 것입니다. 또한 종양 표지자는 암을 진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암의 예후를 판정하거나 환자 치료에 대한 반응이나 재발 여부를 추적 평가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합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종양 표지자로는 AFP, PSA, CA125, CEA, CA19-9 등이 있습니다. 건강검진을 받아본 분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AFP (α-fetoprotein : 알파태아단백): 간암 종양 표지자

간암 이외에 간경변, 간염에서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간암 고위험군에서 복부 초음파검사와 함께 간암의 선별검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간암 고위험군(40세 이상 B형 간염바이러스 표면 항원 양성, C형 간염바이러스 항체 양성인 경우와 연령과 상관없이 간경화증으로 진단받은 분)은 6개월마다 복부초음파 검사와 혈청 AFP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2. PSA (Prostate specific antigen : 전립선특이항원): 전립선암 종양 표지자

전립선암 이외에 전립선비대증, 전립선염에서도 증가를 보일 수 있으므로, 전립선초음파, 직장수지검사, 조직검사 등과 함께 전립선암의 선별검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40대 이상 남성이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번 씩 검사를 받도록 권장하고 있으며, 만약 PSA 수치가 3ng/mL 이상으로 나올 경우 비뇨의학과에서 직장수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3. CA125 (cancer antigen 125 : 암항원 125) : 난소암과 자궁내막암의 종양 표지자

난소암, 자궁내막암 이외에 유방암, 췌장암, 폐암, 대장암, 위암, 난소 양성종양,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자궁내막증, 생리 기간, 전신 염증상태 등에서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질식초음파 검사, 골반 CT 촬영와 함께 난소암의 선별검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난소암 진단을 위한 CA125의 민감도가 낮은 점은 극복해야 할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4. CEA (carcinoembryonic antigen : 암태아성항원): 대장암을 비롯한 소화기암, 폐암의 종양 표지자

대장암, 위암, 간암, 췌장암, 담도암, 폐암, 부인과암 등 대부분의 암에서 증가를 보이며, 간경변, 갑상선기능저하증, 신부전 등과 같은 양성질환에서도 증가할 수 있어서 특이도와 민감도가 낮은 편입니다. 선별검사로서의 의미보다는 암의 병기 결정, 예후 판정, 치료 반응 평가, 전이 유무 판단에 주로 사용됩니다.

흡연자의 경우에는 정상과 비정상의 판단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정상에서도 1~2ng/mL 정도 더 상승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CA19-9 (cancer antigen 19-9: 암항원 19-9): 췌장암과 담도암의 종양 표지자

췌장암, 담도암, 담낭암, 위암, 간암, 대장암과 같은 소화기암과 만성췌장염, 담석증, 만성간염, 간경변증, 위궤양, 궤양성 대장염 등의 다양한 양성질환에서도 증가할 수 있어서, 선별검사로서의 유용성은 높지 않은 비특이적 검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치가 높게 나온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내시경(위, 대장)과 복부 CT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합니다.

 

미국의 유명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통해 잘 알려진 암 검사항목이 있습니다. 유방암과 난소암의 유전적 위험도를 예측하기 위해 생식세포 돌연변이를 찾는 검사인 BRCA 1/2(BReast CAncer gene 1/2)가 그것입니다. 이와 같이 특정 암에 대한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는 검사들도 종양 표지자 검사와 함께 암 검진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암은 체세포 돌연변이로 발생합니다. DNA의 변이 요인(활성산소, 자외선 등)에 계속 노출되어 세포 성장이나 주기에 관여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기게 되면 암세포가 발생하는 것입니다. 최근 암 조기 검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유전자의 체세포 돌연변이 검사법이 개발되어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액체 생검(liquid biopsy)이 바로 그것인데요. 암 세포가 괴사, 사멸, 분비되는 과정에서 깨어진 유전자(DNA) 조각을 혈액 속으로 방출하는데, 이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액체 생검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단검사의학과장 김동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