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의료수준 견인 선도병원 역할에 최선"
새해가 시작한 지도 벌써 한달이 지나갔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세월의 흐름이 정말 빠르다는 것을 실감한다. 세월의 빠르기를 자동차 속도에 빗대어 30대 때는 시속 30㎞, 40대 때는 40㎞, 50대 때는 50㎞, 60대 때는 60㎞로 간다더니 누가 비유했는지 몰라도 아주 적절하게 비유한 듯하다.
새해가 밝고 나서 1월 한달이 후다닥 지났으니 지금쯤이면 새해설계를 모두 마무리하고 한 해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을 시간이다. 그러나 지난해의 기분이 채가시지 않았는지 새해의 느낌이 아직은 확연치 않은 것 같다. 어차피 열흘 정도 지나면 우리 고유의 새해명절인 ‘설’을 쇠는 만큼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올 한해의 계획을 되새겨보며 마음을 다지는 시간도 필요할 듯하다.
올해의 국내외 상황은 작년 못지않게 복잡하고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사회가 고도화 전문화될수록 워낙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의료계에 국한시켜보면 지역 의료계의 경영여건은 해를 거듭할수록 악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올해부터는 비급여항목의 급여화, 선택진료제 폐지, 의료수가 변경 등 의료제도가 국민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크게 변화됐다.
이같은 의료제도의 변화는 지역의료계의 경영여건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을 위한 시대적 흐름이기에 능동적인 대응자세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제주한라병원은 30여년전 허허벌판에서 역사를 이뤄낸 초심(初心)을 굳건하게 유지하면서, 주민의 믿음에 부합하고, 지역 의료수준을 견인하는 선도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현재 추진중인 권역외상센터 시설공사를 올해 안에 조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 및 보호자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따라서 내원객들의 민원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친절서비스를 더욱 높이고, 공사를 신속하게 진행함으로써 도민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각오이다.
권역외상센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동안 국내 의료기술은 선진국 수준이면서도 예방가능사망률이 30%를 웃돌면서 선진국과 큰 차이를 보였다. 바로 외상체계의 차이 때문이었다.
2012년 이후 국내에 권역외상센터가 생겨나면서 예방가능사망률이 20%대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제주권역외상센터는 본격 가동하게 되면 예방가능사망률을 선진국 수준인 10~15%수준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또 권역외상센터가 개소되면 외상환자에 대한 중증도 평가 기준에 따라 건강보험 본인부담률도 20%에서 5%로 줄게 돼 환자 및 보호자의 의료비 부담도 크게 완화된다. 따라서 권역외상센터를 하루라도 신속하게 개소하는 것이 도민들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다.
다음은 진료센터별로 의료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면서 전문화하고 고도화시켜 나갈 것이다. 현대 질병은 한가지 진료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복합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추세다. 즉 특정 진료과의 전문의가 혼자 감당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제주한라병원은 진료영역별 전문의가 참여하는 다학제적 협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기 위해 진료센터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같은 의료서비스가 원활하게 제공되려면 의사 개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협진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진료센터별 협진시스템과 진료 능력을 더욱 향상시켜 환자들에게 복합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진료시간을 단축하고 환자들이 조속히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
설명절을 앞두고 다시 한 번 각오를 새롭게 다지며, 제주도 선도병원으로서 역할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도민의 신뢰에 부응해나갈 것임을 약속드린다.(201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