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의료관광경쟁력 절실
2009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의 의료관광 산업은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국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는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 중 하나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외국인 환자 수는 6만명에 불과했으나 매년 꾸준히 늘어 2012년 15만9000명에 이르렀다. 2013년 통계는 아직 공식 집계되지 않았지만 2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2012년에는 해외 환자로 인한 관광수익이 3,000억원에 이르렀다. 보건복지부는 2020년에 100만명의 해외 환자를 유치해 관광수익 2조9000억원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국내 의료관광산업의 전망은 매우 밝다는 것이 보편적인 분석이다. 이는 국내 의료수준이 심혈관계 질환이나 암치료, 미용・성형 등에서는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여타 분야에서도 세계 수준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의료비용은 상대적으로 매우 저렴하다. 지리적으로도 극동 러시아와 중국, 일본, 몽골 등 비행거리 3시간 이내 범위에 인구 100만명 이상의 도시가 60여 개나 위치하고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의료관광산업 활성화에 높은 관심을 갖고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의료관광 등을 포함해 ‘관광 불편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 및 전략 관광산업 육성방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 방안은 전국 10개 지역에 의료와 관광자원을 활용한 의료관광 클러스터를 조성해 지역에서도 해외환자를 더 많이 유치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요 세계 각국이 의료관광 산업을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정부 역할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의료관광산업의 필요성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정부 역할을 강화해야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지방자치단체간 치열한 유치전략이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부산광역시는 최근 오는 2020년까지 연 20만명에 이르는 해외환자를 유치해 아시아 3대 의료관광도시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를 위해 ▲체류형 의료관광 클러스터 조성 ▲글로벌 보험사와 부산 의료기관간 의료비 보험금 직불계약 체결 ▲부산의료관광산업 해외특별전 ▲크루즈 선상설명회 개최 등을 주요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대구광역시는 의료관광 선도 도시로서 ‘메디시티 대구’의 비전을 실현해 나가고, 한국적 현실에 적합한 의료관광 클러스터 모델을 제시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대구시는 이를 위해 ▲도심형 의료관광 클러스터 구축 ▲의료-산업-문화 ‘네트워크형 클러스터’ 구축 ▲차별화된 의료관광 브랜드 구축 ▲신뢰할 수 있는 의료관광 서비스 제공 등의 방향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경기도는 ‘의료 서비스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우고 글로벌 헬스케어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도 의료관광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중국, 러시아 등지를 돌며 강원헬스케어 활성화 설명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 밖에 여러 광역 및 기초 지자체들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의료관광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제주지역의 경우 외국인 환자의 선호도가 국내 여느 지역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무비자 지역인데다 청정하고 빼어난 자연환경으로 관광을 겸한 휴양을 하기에 적합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수준도 대도시 대형병원에 못지않으며, 교통이 편리하다는 강점도 있다.
이처럼 제주지역은 의료관광 유치 측면에서 여느 지자체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국내 외국인 의료관광객 가운데 제주지역 점유율은 1% 내외에 그치고 있다, 지자체 차원에서 차별화된 의료관광 정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2014/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