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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칼럼

권역외상센터 유치 의미와 향후 전망
작성일 2017.01.12
조회수 479

권역외상센터 유치 의미와 향후 전망

'골든타임(golden time)'은 대형사고로 생사를 오가는 환자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필요한 시간을 의미한다. 그런데 골든타임 내에 치료하려면 사고 직후 병원을 전전하지 않고 곧바로 치료 가능한 병원으로 직행해야 한다. 그런 연유로 얼마 전 전북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어린이가 다른 대형병원들의 전원 거부로 골든타임을 넘겨 결국 사망했다는 소식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제주한라병원이 올해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외상센터로 최종 선정됐다. 권역외상센터란 365일 24시간 중증외상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즉시 골든타임 안에 응급수술 및 치료를 할 수 있는 시설, 장비, 인력을 갖춘 외상전용 치료센터를 말한다. 제주한라병원은 지난 12년부터 시작된 권역외상센터 공모에 6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이뤄냈다. 이는 단순히 제주한라병원이 이뤄낸 것이 아니라 제주지역에 권역외상센터 유치를 갈망하는 도민의 전폭적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믿는다.


이번 제주지역에 권역외상센터 유치는 나름대로 큰 의미를 갖는다. 최근 제주지역은 급격한 도시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교통난이 가중되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제주지역은 교통사고 발생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13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발생하는 교통사고 건수는 767.9명으로 전국 평균 428.8건에 보다 훨씬 웃돌며 1위를 기록했다. 교통사고 다발로 인한 부상자 발생은 1,145명이며, 이 가운데 중증외상환자는 864.1명으로 전국 최고수준이라는 점에서 권역외상센터의 필요성이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게다가 외상진료체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중증외상 환자 치료에 적절치 않은 병원으로 이송하는 후송체계의 왜곡이 빈번하게 발생해 진료를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나라 외상환자의 예방 가능한 사망률은 지난 2010년 통계에 의하면 35.2%로 여러 선진국의 20% 미만보다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미 선진국은 20여 년 전부터 외상전문 진료체계를 도입해 외상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켰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체계화된 중증 외상환자 전문치료시설이 없는데다 치료에 대한 체계 및 외상 전문의사도 극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우리나라 외상환자의 예방가능 사망률을 2020년까지 20%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 응급의료기금을 중증외상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입하기로 결정하고 2012년부터 5개년에 걸쳐 해마다 1~4개씩 선정해 올해 제주한라병원까지 선정함으로써 전국에 16개 병원을 권역외상센터로 지정(2곳은 당연 지정)한 것이다.


그런데 제주지역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권역외상센터 유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공모이후 지금까지 이런저런 이유로 밀려났다. 이는 제주의 의료환경이 자꾸만 변방으로 밀어내는 것이기 때문에 제주의 입장에서 봤을 때도 결코 바람직한 환경이 아니었다.


지금이나마 제주지역을 아우르는 권역외상센터를 유치하게 된 것은 제주의 의료환경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된 셈이다. 이에 제주한라병원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앞으로 2019년 초까지 시설 및 장비, 인력 등을 체계적으로 갖춰 중증 외상환자에게 중요한 '골든타임 1시간'을 지켜내고 기존 권역응급의료센터와 함께 국내 최고의 권역외상센터로 만들어간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러기 위해서는 지역내 응급의료 네트워크 구축 및 병원간 이송체계 개선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와 권역외상센터는 응급의료의 양날개와 같다. 앞으로 제주한라병원은 두 개의 센터를 기반으로 지역내 타 의료기관 및 관계기관과의 협력체계도 마련하는 등 응급의료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급성기질환의 치료종결기관으로서 역할과 소임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16/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