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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칼럼

미래의 의료환경에 대비하는 자세
작성일 2016.08.29
조회수 316

미래의 의료환경에 대비하는 자세

어린이들이 즐겨 있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이야기다. 주인공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서 길을 헤메다 갈림길을 만나자 고양이 체셔에게 묻는다. “어떤 길로 가야 할까? 체셔가 되묻는다. “어디로 가는데?” 그러자 앨리스가 모른다고 했다. 그러자 체셔가 대답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면 아무데도 갈 수 없어…” 오늘날 국내 병원들이 처한 입장이 갈림길에 선 앨리스와 같다면 지나친 비유일까.

최근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의료기관들이 경영난을 호소하며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대형의료기관의 경영악화 요인은 크게 장기적인 경기불황과 이에 따른 환자감소, 정부의 수가인하 및 의료보장성 확대 등을 꼽고 있다. 이보다 앞서 중소 병원 및 소규모 의원들이 경영난을 호소한 지는 벌써 오래 됐다.

의료서비스의 가격 탄력도는 비교적 낮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 불황에도 의료비 지출은 크게 줄어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이런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 병원경영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또 이달부터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자의 초음파 검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했다. 초음파 건강보험은 앞으로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정부가 향후 추진목표로 삼고 있는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침도 의료계에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병원경영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병원 경영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 의료장비 교체비용 등 고정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병원들이 경영 개선을 위해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경비절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새로운 부가가치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 병원경영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를 들면 대형병원이 갖고 있는 하이테크놀로지를 앞세워 부가가치가 높은 임상시험이나 각종 정부 프로젝트 수주를 늘리는 방법이 있다. 또 해외환자 유치도 하나의 해결방안으로 제시된다. 국내 의료기관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차세대 병원 정보 및 운영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하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것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없이 업계의 노력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의료계 환경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제주한라병원이 개원 30주년을 맞았다. 공자는 나이 30에 비로소 학문의 기초를 확립했다고 해서 30세를 이립(而立)이라고 명명했다. 그래서 ‘30’이라는 나이는 뜻에 따라 나아가 목표한 바를 얻고, 어떤 상황에도 뜻을 굳게 지키는 상징이라고 풀이한다. 제주한라병원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이립’의 나이답게 확고한 뜻을 세우고 변화를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1983년 10월 30일 12개 진료과목 150병상으로 설립된 제주한라병원은  현재 지하 2층, 지상 10층 규모의 건물 2동에 24개 진료과목에 600병상을 확보하고 있다. 그동안 섬이라는 지역특성상 열악할 수 밖에 없었던 지역의료 수준을 전국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최근에는 의료환경의 변화를 예감하고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기반을 닦아왔다. 지금까지 10개국 30여개 병원 및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의료국제화 사업의 토대를 꾸준히 넓혀왔다.

그리고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전진기지가 될 메디컬리조트 WE호텔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WE호텔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설로 호텔과 병원과 융복합함으로써 휴양과 의료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다. 따라서 WE호텔은 해외환자유치의 선도모델로 떠오르면서 정부를 비롯한 여타 보건관련 기관 및 의료기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의료계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30주년을 맞은 제주한라병원은 자축보다는 향후 100년이라는 미래에 산업과 의학을 융복합해 성과를 이뤄냄으로써 지역경제, 나아가 국가경제 신성장동력의 주축이 되겠다고 다짐해본다. (2013/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