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료기술로 제주의료수준 향상 도모
미 드렉셀대 석학 조영일 교수 공개강좌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Drexel)대 조영일 교수가 지난 18일 오후 5시 제주한라병원 소회의실에서 ‘혈액점도기의 임상적 이용’이라는 주제로 공개강좌를 했다.
제주한라병원의 초청으로 제주에서 공개강좌를 마련하는 조 교수는 30여 년간 혈류시스템을 연구해 세계 최초로 임상용 혈액점도검사기 이론을 정립했다. 조 교수는 미국 NASA의 프로젝트 의뢰를 받아 우주인의 우주여행 후 심혈관 건강 상태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지난 2010년 3월 혈액점도검사기를 상용화하는 데 성공하는 등 병의 진단 및 치료기전으로 사용되지 않은 혈액 점도를 이용한 신의료 기술을 정립하는데 힘써 왔다.
이날 강연에서 조 교수는 “혈액은 액체로서 일정한 점도(끈적한 정도)를 갖고 있는데 점도가 높아지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여러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혈관에 생긴 동맥경화반(혈관내부로 용종처럼 돌출되는 병변)이 깨지고 떨어져 나와 뇌혈관이나 심장혈관을 막아 사람을 쓰러뜨릴수 있고, 혈류속도가 느려지고 산소공급능력이 떨어져 점막출혈, 두통, 손발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연구결과에 의하면 점도는 암환자나 안과질환에도 중요한데, 암이 전이가 되었던 군에서 유의하게 혈액의 점도가 높았으며 눈에 생기는 황반변성이나 녹내장에서 혈액의 점도가 더 높다고 보고됐다”고 밝히고 “따라서 혈액의 점도는 다양한 혈관질환의 중요한 검사지표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혈액점도검사는 국내에서 2013년 신의료 기술로 등재됐으나 이 검사를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으며 도내 의료계에서도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공개강좌를 통해 혈액점도검사에 대한 도내 의료진의 이해도를 높이고 검사를 확산시킴으로써 과점도 질환 진료에서 제주 의료계가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1985년부터 미 드렉셀 대학 기계공학과 교수로 후진 양성에 힘써온 조 교수는 기계공학 중 뉴턴의 법칙을 따르지 않는 유체(Non-Newtonian)를 연구하며, 이의 응용분야 중 하나인 혈액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조 교수는 오랜 연구끝에 동맥경화의 초기진단을 위한 혈액점도측정기 등을 개발하고, 혈관의 협착을 해결하는 여러 가지 시술장치를 개발한 바 있다. 조 교수는 이같은 공로로 미 항공우주국 어워즈(NASA Tech Brief Awards) 2회, 드렉셀대 교육/연구 분야 우수교수를 수상하는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