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에 비친 제주권역응급의료센터 24시
KBS 1TV 생명최전선 ‘제주를 지키는 의사들’ 방영
지난 13일 오후 8시 10분. KBS1 TV <생명최전선> 프로그램은 <제주를 지키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으로 제주한라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의 24시를 방영했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 스탭들이 지난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병원에 상주하면서 이뤄졌다. 다음은 방송내용 요약.
지난 7월 30일, 파란 눈을 가진 한 여성이 응급실로 급히 이송됐다. 제주도에 관광을 왔다가 러시아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 탑승 직전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의식을 잃고 쓰러진 59세 나탈리야 씨. 진단결과 급성심근경색이었다.
귀국은 고사하고 막힌 혈관을 빨리 뚫어주지 않으면 사망가능성이 높다. 나탈리야씨는 곧바로 응급시술에 들어갔다. 시술자는 강승호 심장내과 전문의. 대퇴부정맥으로 가느다란 관이 투입됐고, 좁아졌던 혈관에 풍선과 금속망으로 혈관을 확장시킴으로써 시술이 무사히 끝났다. 나탈리아씨는 10여일뒤 건강을 회복하고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갔다.
호텔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응급실에 온 일본인 관광객 모모카와씨(여.67). 정밀진단 결과 뇌동맥류로 나타났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의 특정 부분에 손상이 생겨, 혈관의 약한 부분이 혈액의 힘을 버티지 못해 부풀어 오르다 갑자기 파열되는 뇌혈관 질환이다. 환자는 뇌동맥류가 터지면서 출혈량이 많아 최악의 경우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서둘러 신경외과 이상평 과장이 수술에 들어갔다. 뇌 속에 고인 피를 걷어내고 직경 1센티미터도 안되는 혈관을 찾아 클립으로 찝어 출혈을 막는 정교한 수술, 2시간여만에 수술은 무사히 끝났다.
일요일 낮 서귀포시에서 EDH(경막외출혈 환자)가 응급실로 실려왔다. 40대 남자가 계곡에서 사진을 찍다가 떨어지면서 두개골이 함몰되고 머릿속으로 출혈이 계속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지체하다간 생명이 위태롭다. 병원도착 20여분만에 수술이 시작됐다. 경막 윗쪽 핏덩이를 제거하고 두개골을 맞춰 함몰됐던 두개골이 제모양을 갖췄다. 급박했던 수술이 끝나고 끊어질 듯 위태로웠던 환자의 삶이 그렇게 다시 이어졌다.
긴급 수술로 고비를 넘긴 모모카와씨는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가족들이 귀국해서 치료받기를 원해 일본으로 돌아갔다. 모모카와씨의 딸 다나카 마키는 친절하고 성심을 다하는 의료진에게 맡기고 싶었지만 다른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어 귀국한다“고 말했다.
의사로서의 사명감이 삶의 이유가 된 의료진들. 그들의 열정이 오늘도 응급의료센터의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