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시 혈액응고 위험성 높은 냉응집소 양성환자
무심폐기 전대동맥궁 및 하행대동맥 치환술 성공
제주한라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는 냉응집소 양성을 보이는 감염성 대동맥류 임박파열을 가진 환자에 대해 무심폐기 전대동맥궁 및 하행대동맥 치환술을 성공시켰다.
일반적으로 대동맥질환의 수술이 어렵고 위험한 이유는 고난이도의 술기를 요하는 부분과 함께 인공심폐기를 이용한 저체온 유도가 체내 항상성(homeostasis)의 변질을 야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제주한라병원 수술증례의 경우 환자 김모(82)씨는 워낙 고령인데다 냉응집소(체온이 떨어지는 경우 혈액을 굳게 만드는 비정상적 체내단백질)를 가지고 있어 저체온 및 인공심폐기 가동시 혈액응고의 위험성이 높았다. 이에 따라 수술팀은 혈액응고 위험성을 피하는 동시에 파열이 임박한 대동맥류를 제거하기 위해 체외순환과 저체온 유도법을 사용하지 않고 우회술을 사용, 성공함으로써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개가를 올렸다.
수술팀을 이끈 대동맥말초혈관센터의 이길수 과장은 “환자는 감염에 의한 대동맥류로 요즘 유행하는 하이브리드 스텐트 그라프트 같은 방법도 사용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는데 어려운 수술 끝에 건강을 회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하고 “이 수술은 대동맥 수술 초창기에 몇몇 선구자들에 의해 시도되다가 체외순환기법과 저체온법이 활성화 된 후 사장된 방법인데 이번 수술의 성공으로 냉응집소 양성과 같은 혈액학적 이상을 가진 환자도 심폐기의 도움없이 수술할 수 있다는 근거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환자 김모씨는 수술 후 10여일 지나 퇴원했고 현재 3개월 째 외래 경과관찰 중인데 고령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도 타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제주한라병원 대동맥말초혈관센터는 이 증례와 함께 복부대동맥스텐트 삽입 후 파열된 환자를 응급수술을 통해 소생시킨 임상례들을 최근 대한흉부외과 학회 학술회 집담회에서 발표했다.